전남 도내(도지사 박준영) 농어촌의 의료 공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적이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곡성·강진·신안 등 6개 군에 24시간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하나도 없다.
신안·진도·함평·곡성·구례·장성 등 8개 군에는 분만 가능한 의원급 산부인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곳 주민들이 갑자기 아프거나 임산부들이 출산을 하려 할 때에 얼마나 당황스럽고 불안할 것인가.
이야말로 도시 주민과 입장을 바꿔 놓고 보면 정말 가련(可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농어촌이 설상가상으로 황폐 일로를 걷고 있는 실정에 처했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노인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전남에서는 의료 공백 문제가 어느 것보다도 먼저 해결해야 할 화급(火急)한 일이다.
도내 22개 시·군 가운데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곳은 곡성·구례·고흥·보성·장흥·강진·함평·진도·신안 등 9개 군에 이르고 있다.
고령의 노인들은 언제 어디서 위급한 상황을 맞을 지 아무도 모른다. 그 때 즉시 응급실로 옮겨 응급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면 생명이 위독할 수도 있다.
실제로 도내에서는 뇌졸중으로 쓰러진 노인을 응급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광주로 이송하는 도중 숨지는 사례가 비일 비재하다.
이처럼 농어촌 지역에 의료 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은 병·의원들이 개업을 해도 돈벌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건물 임대료에 고가의 의료장비를 들여놓고 환자들이 오지 않는다면 개업의는 경제적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전남도지사는 반드시 농어촌의 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주민 복지의 기본 요건은 위급한 상황에 가까운 곳에서 응급조치를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도 당국은 생명이 위독할 때, ‘응급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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