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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마을'에 가면 '한국소'만 있다" 2008년10월13일(Mon)
순천 황전면농민회영농조합법인, 한우직판장 개장
시중가격 대비 40% 저렴…100% 한우암소 1등급
이익금 일부 사회봉사 사업에 적극 투자 ‘큰 호응’
 세계 각국과의 농산물 수입 개방 여파로 우리의 농촌은 지칠 대로 지쳐있다. ‘포기’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식량주권도 말살당해야만 하는 작금의 현실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라도 쳐봐야 한다. 비록 서툴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발길을 옮겨야 한다.

여기에 그 힘든 첫 걸음마를 시작한 전남 순천시 황전면 농민회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순천에서 구례방향 국도를 타고 약 6km 지점에 이르면 순천시 서면 학구리 823-2번지 소재 송치재 SK주유소 바로 옆 ‘황우마을’이 보인다. 황전면농민회영농조합법인 한우 직판장이다.

이곳은 지난 7월 25일 개장을 시작으로 소비자들에게 시중가격보다 40% 저렴한 값으로 최고등급의 쇠고기를 공급하고 있다. 한우 사육 50두 미만 32명의 중소 한우농가를 중심으로 1인당 700만원의 자금을 공동 출연해 만든 영농조합 법인이다.

약300㎡의 규모에 100석정도 되는 작은 식당이지만 본지 기자가 찾은 시간은 평일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손님들이 이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이곳 직판장의 인기도를 실감케 하고 있었다.

이날 회사 동료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이호연(51. 순천시) 씨는 “오늘 생고기 600g을 먹었는데 고기 맛이 일품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뒤 “값도 저렴해 부담이 없으니 앞으로 자주 오겠다”고 말했다.

이곳에 공급되는 한우는 황전면 농민회 영농조합법인 한우농가에서 36개월 정도된 암소만 수급해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또한 32명의 공동 출연자들의 한우 외의 농민회 회원의 한우도 철저한 검증을 거쳐 수급을 받고 있다.

▲ 100% 한우 암소 1등급 이상 제공
기존에는 중간 유통상들에게 판매하는 과정에서 30~50만 원 가량의 유통마진 손실을 한우농가가 껴안았으나 이제는 그 돈을 벌게 돼 사육농가들의 수익이 증대하고 더불어 유통단계 단축으로 소비자들에게도 값싸게 제공되고 있다.

판매장 안내판에는 그날 그날 들어온 한우고기의 등급판정서가 붙어있다. 대부분 1++, 1+, 1등급 암소만 사용한다. 1등급 이상이 100%를 차지할 정도로 최고급 육질이다. 명품 한우만 공급하겠다는 농민들의 고집이 담겨 있다.

고기를 직접 사들고 식당에 들어간 뒤 반찬과 야채 등은 600g당 6천원만 내면 제공된다. 술, 음료, 식사는 따로 받는다. 내장을 비롯해 머리, 꼬리, 사골은 물론 국거리용 고기까지 판매한다.

직판장 개장 초기에 시중업체에서 마늘 등 양념류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중국산임을 모르고 공급받는 일도 있어 그날 하루 영업을 중단하고 이를 즉각 폐기처분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를 두고 한 농민회 관계자는 “중국산 농산물의 점령이 심각한 수준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이제는 양념류나 채소류의 유통경로를 철저히 파악 구입해 우리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우리농산물이 비싼 이유로 많은 종류와 양의 채소, 반찬 등이 제공되지 못함을 아쉬워하기도 한다.

▲ ‘수익금 사회환원’ 원초적 기업윤리 적용
또한 한우 판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영업이익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이익금 중 약 30% 이상은 아동복지, 독거노인복지 후원, 우리 농업 지키기 운동 등 공익사업에 사용하기로 공개적으로 약속하고 현재 실행 중이다.

본지 기자가 찾은 이날도 모 종교 사회복지 관련자가 황우마을 측과 후원 협의를 하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복지사업 실천에 앞장서고 있었다. 이야말로 수익금 사회 환원이라는 원초적인 기업윤리를 외면하지 않은 사례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또 앞으로 2년간 나머지 70%의 이익금은 모두 재투자하기로 해 조합원들을 위한 굳건한 기틀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개업을 준비하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하면서 수익금의 공익사업 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조합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또 초기 5백만 원의 투자비가 더 늘어나면서 조합원들 간의 갈등도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모두 공개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갈등을 이겨내고 있다는 황전면농민회영농조합법인 성낙신 대표(65·황전면 내구리)는 “초기에는 의견 통일이 안 돼 갈등을 많이 겪는 등 어려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성 대표는 또 “그렇지만 이제 우리 황우마을 직판장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이 찾아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유영갑 운영위원장도 “우리 황우마을 직판장은 농민회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사업인 만큼 추호도 한우에 대한 거짓 판매는 있을 수 없다”며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에 성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이 꺼진 지 수 개월이다. 수입은 시작됐고 판매도 진행되고 있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팔리고 있는지 국민들은 알지도 못하고 있다. 제초제 뿌린 풀이 시들시들 죽어가듯 수입농산물 역시 우리의 식탁을 야금야금 좀먹고 있다.

글로벌 시대가 식량주권을 붕괴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농산물의 글로벌 위험화가 전개되고 있다는 말로 표현된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자국 농산물 보호에 앞장선 나라는 살게 될 것이고 그렇지 않은 나라는 죽게 될 것이다.

황우마을처럼 살아남기 위해 안간 힘을 쏟는 사람들에게는 희망을 주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야 한다. 그것은 우리 소비자들의 깨어 있는 의식도 한 몫을 차지한다. 경제적 역량이 비대해지면서 안전한 먹거리는 삶의 질과도 연결된다.

청명한 가을 햇살과 함께 투명하고 정직한 황우마을을 찾아 여태 느끼지 못한 한우 사랑의 열정과 저렴한 판매, 사회봉사 등의 아낌없는 운영방식에 동참하는 것도 우리 농민들을 살리는 데 일조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農者天下之大本’이기 때문이다. (문의전화 : 061) 755-1881~2)

[기획취재 전만오 차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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