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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유통업체 ‘빅마트’ 일부 매장 매각 2007년03월18일(Sun)
롯데쇼핑과 계약 체결…14개 점포·1개 부지 대상
백화점·대형할인점 진출로 자금 유동성 위기 겪어
　향토 유통업체인 (주)빅마트(대표이사 하상용)가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매장 일부를 롯데쇼핑(주)에 매각했다.

빅마트에 따르면 지난 16일 진월동 빅시티와 매곡동 비엔날레점 등 3개 점포와 빅마트 쇼핑몰을 제외한 14개 점포와 광산구 송정동 1개 점포 부지를 롯데쇼핑(주)에 매각하는 계약서를 체결했다.

빅마트 매각으로 관심을 모았던 점포의 직원 등 2천여 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은 롯데쇼핑 측에서 고용 승계키로 했다.

또 호남지역에서 생산되는 1차 신선식품과 지역 중소기업 상품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등 빅마트의 기존 협력업체 1천여 곳에 대한 피해를 최소하는데 협조키로 양측이 의견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5년 설립된 빅마트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토착업체로는 유일하게 국내 대형마트 순위에서 15위를 기록하는 등 중견 유통업체로 성장했으나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의 무차별적인 진출로 그동안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빅마트는 구체적인 매각 협상내용과 매각 배경, 향후 빅마트 진로 등에 대해서는 19일 오전 11시 풍암점 5층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힐 예정이다.

빅마트는 지난 1995년 수도권 이남에서는 처음으로 창고형 할인매장 광주 진월점을 오픈하면서 유통업계에 뛰어든 광주를 대표하는 토착기업이다.

이후 97년 매곡동 북부점을 시작으로 영업망을 확대하기 시작해 광주 11개, 전남 3개, 전북 전주 2개 등 모두 16개의 매장을 확보한 중견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2000년에는 중국 심양에 외식사업부 오아시스와 한금 불고기를 운영하는 등 명실상부한 유통업체로 자리잡았다.

연간매출도 출범 첫해인 95년 227억원에 불과했으나 97년 1천억원대를 돌파한데 이어 2003년 1천850억원으로 급신장했다.

당기 순이익은 95년 3억7천만원에서 2003년 24억원으로 정점을 이뤘다.

빅마트의 성장은 백화점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의 잇따른 진출로 재래시장이 붕괴되고 중소 유통업체들이 생존 기반을 위협받을 때에도 지역 시장 점유율 1위를 굳건히 고수했다.

빅마트의 이같은 성장의 이면에는 야채와 채소, 생선 등 신선 생식품을 앞세운 철저한 지역 밀착형 경영에서 비롯됐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농수산물의 90% 이상이 광주·전남산(産) 이었으며 1천여개에 달하는 지역 농가와 협력업체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빅마트는 향토기업으로 매년 영업이익의 10% 안팎인 2억여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무등산 공유화운동과 푸른길 가꾸기 사업 등에 참여했으며 유통업체로서는 최초로 쇼핑봉투 유료화를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빅3의 확장과 무차별적인 대형 할인점의 진출에 맞선 빅마트의 다점포 전략은 유동성 자금의 위기를 가져왔다.

빅마트는 지난해 빅시티를 개장한데 이어 전주 삼천점과 광주 문흥점, 영암 삼호점 등 4개의 점포를 잇따라 오픈하는 등 새로운 경영활로를 모색했으나 일부 매장 매각이라는 구조조정을 통해 제2의 도약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고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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