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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열도 정벌 암초 박찬호 ‘보크’ 넘는다 |
2011년03월08일(Tue) |
| “잠깐 기다렸다가 던지면 된다”…대수롭지 않아 |
‘코리안 특급’ 박찬호(38·오릭스 버펄로스)가 미국프로야구(MLB) 생활을 청산하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다. 박찬호는 지난해 12월 1년간 연봉 120만 달러에 오릭스 유니폼을 입었다. 인센티브는 100만 달러다.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가 된 후 17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박찬호는 자타공인 최고의 아시아 투수로 군림했다. 영광과 좌절을 넘나드는 영욕의 17년을 보낸 박찬호는 통산 469경기(선발 287경기)에 등판, 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의 성적을 남겼다. 124승은 메이저리그에서 뛴 아시아 투수 가운데 최다승이다.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 기록을 뒤로 하고 오릭스로 향한 박찬호는 자신이 운영하는 피트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다. 어디서 야구를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야구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경험할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일본행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일본에서는 ‘초짜’이지만, 전문가들은 박찬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시즌 막판 구위가 살아나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직구를 뿌리고 있고, 몸 상태도 좋아 일본 정복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가장 중요한 자신감도 충분한데다 스프링캠프에서의 훈련도 순조롭다. 문제는 ‘보크’다. 지난달 15일과 25일 자체홍백전에서 박찬호는 각각 한 차례, 두 차례 보크를 지적받았다. 박찬호로서는 보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갑작스러운 걸림돌 ‘보크’, 극복 가능?
박찬호가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기 전만 해도, 박찬호의 일본 정벌 키워드는 ‘선발 보직’과 ‘구위’ ‘스트라이크 존’ 적응 등이었다. 하지만 17년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박찬호가 이런 문제들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은 낮았다. 그가 일본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쏠린 이유다. 그에게 화두로 떠오른 것은 따로 있었다. ‘보크’였다.
박찬호는 지난달 15일 자체홍백전에서 한 차례, 25일 자체홍백전에서는 3⅔이닝 동안 두 차례나 ‘보크’ 판정을 받았다. 미국과 일본의 차이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주자가 있을 때 세트포지션에서 멈췄다는 느낌만 주면 보크 선언을 하지 않는다. 반면 보크 판정을 엄격하게 하는 일본 심판들은 세트포지션에서 글러브에 손을 넣고 1~2초 정도 지나야 보크 판정을 하지 않는다.
박찬호는 양 손을 모으자마자 피칭에 들어갔고, 일본 심판들은 보크를 선언했다. 세 차례 모두 이 때문에 보크 판정이 나왔다. 이는 습관에서 비롯되는 것이어서 고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한국의 각 매체들은 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막상 본인은 충분히 고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찬호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문화적인 성향으로 각 집단 안에서 만든 기준점이 다를 것”이라며 “룰에는 정지 상태만을 말하고 있고, 몇 초가 지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엄격히 말하면 내가 판정받은 보크는 보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뛰다 온 ‘박찬호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내가 한국인이고 미국에서 왔기 때문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혹시 힘들게 하려는 의도라면 다행이다. 일찍부터 문제를 알고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즌 중에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찬호는 “잠깐 기다렸다가 던지면 된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모습이었다.
◇‘승짱’ 있기에 박찬호 적응 ‘수월하네’
박찬호는 오릭스를 선택했을 당시 “이승엽과 함께 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기대가 많이 된다”라며 “재기를 노리는 이승엽을 도울 수 있을 만큼 돕겠다. 이승엽은 내가 적응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이승엽(35)은 박찬호가 계약하기 약 한 달 전에 오릭스행을 선택했다.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벌써 8년째를 맞이하는 이승엽은 박찬호의 큰 도우미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이승엽은 끈끈한 관계를 자랑하며 박찬호의 적응을 돕는 모습을 보였다. 이승엽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박)찬호 형과 숙소에서 늘 식사를 같이 한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고 말했고, 박찬호도 “이승엽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사실 둘의 결합으로 가장 행복한 것은 오릭스다. 오릭스는 이미 홈 72경기 중계권을 SBS에 1억엔(약 13억원)에 판매했다. 포털업체 NHN과도 광고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아직 많은 업체들이 스폰서 계약을 하기 위해 오릭스에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스프링캠프부터 이 둘의 동정을 주시하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박찬호가 보크 판정을 받았을 때도, 이승엽이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냈을 때도 일본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올해 일본프로야구에는 한류 열풍이 강하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오릭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이승엽, 박찬호를 비롯해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2년째를 맞이하는 김태균(29), 3년간의 공백을 깨고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재기를 노리는 김병현(32)이 퍼시픽리그를 화려하게 수놓을 전망이다. 센트럴리그에서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3년 총 14억2천만엔(약 190억원)에 계약하며 돈방석에 앉은 ‘수호신’ 임창용(35)이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뉴시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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