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에 예비역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군대는 무덤’이라는 말이 있었다.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 2년여 공백을 깨고 다시 무대에 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구단들도 예비역들의 활약에 물음표를 달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군대=무덤’이라는 속설은 깨어진지 오래다. 근래 들어 프로야구에서는 예비역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롯데 조성환, 삼성 최형우, 두산 양의지, 넥센 손승락 등 군복무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돌아와 성공한 선수들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올시즌 녹색그라운드에서는 예비역들의 활약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각 구단들도 전역 선수들의 활약을 은근히 기대하는 분위기다.
디펜딩챔피언 SK는 사이드암 이영욱(31)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이영욱은 2007년과 2008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SK의 2연패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2008시즌에는 전천후로 활약하며 2승3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통산 4번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SK에 반드시 필요한 존재다.
이영욱은 지난 17일 인천문학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5회까지 잘 던져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IA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김주형(26)도 올 시즌 야구팬들이 눈여겨봐야할 선수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주형은 동성고 시절부터 ‘제2의 김동주’로 불릴 만큼 잠재력이 많은 선수다.
이범호의 영입으로 주전 경쟁이 불가피해진 김주형은 18일 SK전에서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안타 4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른 것.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출장 기회를 늘려준 조범현 KIA 감독도 18일 경기가 끝난 뒤 “모처럼 타자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김주형이 자기 스윙에 적응하고 있는게 고무적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지난 2007년 6월14일 대구 삼성전 이후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기록한 김주형은 “스프링캠프에서 성적이 좋지 못해 걱정했다. 하지만 그때의 연습량이 조금씩 결과로 연결 되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한화 이글스는 내야수 한상훈과 외야수 고동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1980년생 동갑내기인 이들은 입대전까지 팀에서 주전급 활약을 하던 선수들이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수비와 작전 능력이 좋은 이들은 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트윈스도 정의윤(25)과 투수 장진용(25)을 예비역으로 맞았다. 특히, 정의윤은 플로리다 마무리 훈련에서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대를 풍미한 켄 그리피 시니어로부터 극찬을 받아 자신감이 크게 올랐다.
두산 베어스의 김재환(23), 롯데 자이언츠의 김문호(24) 등도 올해 팀 전력에 큰힘 보탬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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