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적 가치관(價値觀)은 행동의 지도 원리이다. 무엇을 가지고 있다고 보느냐 하는 단순한 의견이나 판단이 아니다. 우리의 생활과 행동을 지배하는 철학이요 신념이요 힘이 될 때에 진정한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다.
가치관은 내면화되고 주체화되고 성격화되어야 한다. 가치관의 관(觀)은 단순한 관이 아니다. 행동의 원동력이 되고 생활의 지도력이 되고 인격의 통제력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 성격의 상층구조의 관념체계가 아니고 탐층구조의 신념체계가 될 때에 우리는 가치관을 갖는다고 말 할 수 있다.
질문지에 나타난 한 낱 의견을 가치관으로 착각하는 단견(短見)과 망상(妄想)에서 우리는 벗어나야 한다. 나의 존재의 밑바닥에서 나를 지배하고 나의 행동을 결정하는 확고한 신념체계가 진정한 의미의 가치관 일 것이다.
가치관은 하나의 판단인 동시에 하나의 신념이요, 하나의 힘이라 할 수 있다. 가치관을 딴 말로 바꾸면 하나의 확고부동한 생활태도이다. 태도(Attitude)는 기분과 다르다. 기분은 이랬다 저랬다 한다. 일시적이고 무책임하고 믿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태도는 그렇지 않다. 태도는 원칙이 있고 일관성이 있고 확고부동 하다. 언제나 한결같은 행동형을 갖는다. 어떠한 가치관을 갖느냐 하는 문제는 어떠한 생활태도를 갖느냐 하는 문제에 귀결 된다.
복지와 자유의 발전적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우리는 어떠한 가치관, 어떠한 생활태도를 가져야 할 것인가. 나는 가치관의 현상론보다도 당위론의 입장에서 생활태도를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방면으로 우리의 가치관의 변혁이 요구된다. 그것은 가치관의 조용한 혁명일 것이다.
그러나 조용하다고 해서 결코 쉬운것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요란한 혁명이상으로 어려운 혁명이다. 외부의 혁명보다는 내부의 혁명이 더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정치나 사회혁명은 일시의 충동과 힘으로 가능하다고 하지만 인격이나 정신개혁은 꾸준한 내면적 에네르기의 발휘를 요하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정치 또는 사회 개혁 같은 외면 개혁에는 성공했지만 인격이나 정신개혁 같은 내면개혁은 아직 진행형이라 볼 수 있지만 사실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다.
이것은 내면이 외면보다 더 한층 어렵기 때문 일 것이다. 가치관의 혁명은 내면혁명에 속한다.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왜 어려우냐? 우리의 존재 자체의 변화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는 의식구조와 신념체계와 정신자세의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기는 쉽지만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 가치관의 혁명이다. 외면이 바뀌려면 내면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제도개혁과 동시에 인간 혁명이 필요한 오늘날 우리사회 면면해서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가치관의 변혁’이기 때문이다.
물은 높은데서 낮은 데로 흘러간다. 인간의 정신도 물체와 마찬가지로 관성(慣性)의 법칙에 지배된다. 오랜 관습과 전통속에 굳어진 가치관을 새로 개혁하려면 비상한 각오와 신념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것은 우리에게 용감한 정신적 결단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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