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학생-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시안)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개선안 역시 정권교체에 따른 대입제도 변경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시안대로라면 거액이 투자된 국가영어능력시험이 시행 1년이 채 안돼 유명무실해지고, 수준에 따라 A/B형으로 치르게 되는 수준별 수능 역시 시행하기도 전에 폐지될 운명이다.
교육부와 연구위원회는 그간 대학이 우수한 학생 확보를 위해 경쟁하는 과정에서 대입전형이 지나치게 복잡해지고 자주 변경되는 등의 문제점이 지속됨에 따라 대입전형을 대폭 간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학교가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우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대입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동 시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대학입시는 예비고사가 도입된 1969년부터 무려 38차례나 바뀌었고, 수능시험이 시작된 1994년 이후만 따져도 12번이나 변경됐다.
그러나 숫하게 대입정책이 바뀌어도 정말 좋아졌다고 환영한 학생-학부모-교사는 없었다. 대입은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려는 학생과 좋은 인재를 뽑으려는 대학 사이에 접점을 만들어가는 절차다. 그 절차는 공정해야 하고 가능한 한 미리 공개돼야 하며, 공개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이 과정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순간, 어떤 정책도 대학입시 주체들의 불만과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좋은 대학은 학생들이 제일 잘 알고, 좋은 학생을 뽑는 방법은 대학이 제일 잘 안다. 통치자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정부부처 특성상 학생의 선택권과 학교의 자율권을 앞세우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이에따라 대입정책은 학생의 선택권을 존중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인정해야 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부는 대입제도의 큰 틀만 잡아주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공정-비리를 엄벌하는 조정자에 그쳐야 한다. 정부만이 잘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야 우리나라 교육이 살아날 것이다.
정부는 큰 틀만 정하고 불공 비리 감시와 규제보다는 재정지원을 통한 대학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공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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