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를 통법부로 여기는 국회의원들의 시대착오적 생각에서 벗어나 국민 마음을 읽을 때다. 그렇다면 국회선진화법 후진 시도 역시 좌시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국회선진화법 무력화 움직임을 비판하는가 하면 이를 주도했던 의원에게는 착잡한 마음이다.
지난 18대 국회가 역대 최다의 날치기와 최악의 몸싸움 국회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여야 합의로 만들어낸 참회와 반성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통해 상생의 국회를 만들겠다는 대국민 약속의 상징물이다. 국회 6인 소위원회를 구성해서 외국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만든 여야 타협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선진화법을 극단적으로 활용해 민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극단적으로 51대 49의 구도에서는 51%의 민주주의만 실현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어느 나라나 국회의 논의를 거쳐 의안을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지지율 49%의 의사까지 최대한 국정운영에 반영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이것이 의회민주주의 정신에 들어맞기 때문이다.
만약 국회선진화법이 없었다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정부조직법이다. 국회선진화법이 없었던 18대 국회에서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던 4대강 관련 법안, 언론악법 등 날치기 처리된 115건이 얼마나 많은 예산낭비와 폐해다.
헌법 49조는 ‘국회는 헌법 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가부동수인 때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 49조는 다수결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로써 특별정족수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19대 국회에서 지금까지 1천455건의 법률안이 여야의 대화와 타협에 따라 처리된 것도 국회선진화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날치기와 몸싸움으로 갈등을 증폭하는 정치 불신을 일으키는 강 대 강 상극의 정치로 회귀하려는 시도를 접어야 한다. 국회선진화법의 정신인 진정한 의회민주주의 복원을 위해 상생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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