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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광칼럼>기초연금 최종안 수정 |
2013년10월06일(Sun) |
| 이준구(主筆·시인) |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수정해 선별적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야당은 ‘거짓말 정권’이라느니, 무상복지 공약에서 후퇴했다느니 말들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기초연금 정부안에 대해 청·장년 불만이 많다고 하지만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수록 국민연금 수령액이 많아져 결국은 이익이란걸 확실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야당은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낸 사람일수록 벌을 주는 뻔뻔한 정책”이라고 비판을 하고 있다. 기초연금에 대해 정부와 야당 설명이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수령액을 더한 합계액으로 따진 반면 야당은 기초연금만 갖고 따지기 때문이다.
이제 정치권은 이쯤에서 기초연금안에 대한 논쟁을 끝내고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복지란 궁핍한 국민들에게 생활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하는 것이다. 가난하지 않은 국민을 포함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정부 재정은 금년도 적자재정을 꾸려야 하는 상태가 아닌가.
첫째, 복지는 어렵다. 대상자가 대폭 증가하면서 복지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에서도 급식 예산이 바닥나기 시작하면 반찬의 질이 떨어진다. 결국 반찬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능력 있는 학부모에게 기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둘째, 복지는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무상보육의 시작은 전국에 보육시설 대란을 낳았다. 그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보육비를 인상시킴으로써 유아원에 아이를 보내는 부모의 부담만 증가시켰다.
셋째, 서민들이 개별적으로 원하는 복지가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무상교육이 아니라, 어느 정도 비용이 들더라도 아이들이 성공할 수 있는 가치 교육을 원하고 있다. 환자들도 무조건 진료를 공짜로 받기보다 적당한 비용을 내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복지 확대를 탓할 수는 없다. 1997,2008년 두 차례의 경제위기가 세계화의 진전으로 양극화와 중산층 해체가 가속됐고 육아와 노후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복지 수요가 급팽창했다.
분배와 복지는 하나의 시대정신으로 이를 외면했다면 박 대통령은 당선이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도 복지주의자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복지공약은 민주당의 그것과 차이가 있었다. 민주당은 ‘192조원 어치의 공약, 197조원 증세’를 제시한 반면 새누리당은 ‘135조원의 공약, 증세는 0’을 내놓았다.
물론 새누리당은 대선 캠프에 ‘증세 없는 복지론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종인 전 선대공동위원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등은 “증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 후 정책결정권 그룹에서 배제된 상태다.
선거 공약은 지키는 것이 옳다. ‘강을 건너면 뗏목을 버리라’는 속담이 있지만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한 발상이다. 박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박 대통령은 공약을 아주 안 지킨 것은 아니다. 나라 경제가 좋아지면 공약을 100% 지키리라고 본다. 박 대통령은 눈물을 머금고 공약을 수정했을 것이다. 국가 지도자로서 도리를 다한 게 아닌가 싶다. 만강의 사의를 표한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복지 재정을 충당하는 데 있어서 단순히 중앙정부의 재원 조달 능력만 보아서는 안된다. 지방정부의 부채도 결과적으로 중앙정부의 몫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제시한 국민대타협위원회 구상은 참 잘한 일이다. 정부와 야당은 지금이라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당장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것을 선별한 뒤에 장기적으로 실행할 복지에 대한 창사진을 만들어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선별적 복지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닦아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복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고령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올라가고 있는 시점이니 절대로 증세 타령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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