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 신호가 켜졌다. 10월 들어 호주와 중국에서 AI가 발생한 데다, 10월29일 경남 양산 철새도래지의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AI 양성반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역학조사 결과 저병원성으로 밝혀져 인근 가금류 농장을 긴급 방제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2003년 처음 발생한 AI는 2~3년 주기로 4차례 발병해 6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혔다. 고병원성 AI의 빠른 전염성과 100% 살처분 탓에 피해가 컸다. 다행히 2011년 이후론 발생하지 않아 현재 세계동물보건기구로부터 AI 청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에서 AI가 발생한 4차례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인접국인 중국·일본·동남아에서도 발생했다는 점이다.
모두 철새나 인적·물적 자원이 매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중국과 호주에서 AI가 발생한 지금이 어느때보다 국내 유입 우려가 높다.
호주는 쇠고기를 우리나라로 수출하는 탓에 이를 매개로 AI가 들어올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된다. 지역적으로 가까운 데다 인적·물적 교류가 빈번한 중국에서의 유입 우려는 더 크다. 철새를 통한 유입 우려도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11월은 AI 발생 시점이라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과거 사례에서 보듯 AI는 한번 발생하면 방제가 어려워 천문학적인 피해로 이어진다. 전염성이 빠른 데다 감염농장 가금류는 모두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좁게는 축산농가, 넓게는 국가의 손실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AI 발생을 막아야 한다.
선제적 방역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AI 발생국에서 국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게 국가 차원의 국경 차단 방역 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또 국민에게 AI 발생국 정보를 제공, 해외여행객을 통한 AI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축산농가의 철저한 방역의식과 실천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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