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앞으로 집회시위 현장 소음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현행 집시법 소음 규제한도인 주간 80dB 야간 70dB에서 각각 5dB씩 낮추도록 개정하고, 소음 측정 방식을 5분씩 2차례 재서 평균하던 것을 1차례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광장 촛불집회나 대한문 농성텐트처럼 도심 시위의 빈번-장기화에 시달렸던 시민들은 환영할 일이다.
실제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경찰력이 대비한 집회에서 발생한 소음피해는 2010년 373회에서 2012년 523회로 급증했다. 특히 도심 집회의 소음은 주변 상인, 학원생, 호텔투숙객 등에게 심각한 피해와 스트레스를 준다. 때론 야간부터 새벽까지 이어지는 시위대의 구호와 노랫소리는 주변 시민들의 수면을 방해한다.
우리의 집회소음 규제는 선진국에 비해 미약하다. 미국은 주거-학교지역 낮 60dB 밤 55dB, 상업-공장지역 낮 65dB 밤 60dB로 우리보다 낮다. 소음 측정도 ‘5분 1회’ 기준치를 넘으면 바로 강력한 제재를 가한다.
반면 우리는 소음측정을 2회 하고 시위대에 경고조치 내린 뒤 확성기 압수과정에 실랑이를 벌이는 등 시간만 끌어 사실상 규제 실효성이 없는 상태다. 더구나 광우병피해상인들의 손배소 패소와 최근 경찰의 피해배상 패소 사례에서도 보듯이, 집회로 인한 주변 상가-주민 피해 또는 공권력의 훼손에 대해 집회시위대에 그 피해를 물을 수 없다는 판결도 나온다.
또한 3년 전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야간옥외집회금지 대체법안은 여전히 국회에 방치돼 있다. 이는 자칫 집회시위의 자유는 확대됐지만 그로 인한 다수의 피해에 대해선 관심도 없는 듯한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이에 이번 경찰의 집회시위 소음규제 강화가 그나마 집회로 인한 소음피해를 줄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보고, 이웃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집시법 개정이 보다 진취적으로 추진되길 기대해 본다. 이는 우리의 집회시위 문화도 소음규제 강화 추진으로 인해 이제 점차 선진국 기준에 맞춰 시민피해를 줄여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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