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광칼럼>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 |
2014년01월27일(Mon) |
| 이준구(主筆·시인) |
안중근(安重根)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지난 19일 개관됐다. 역의 귀빈실 일부를 개조한 200㎡ 기념관에는 안 의사의 흉상과 사진, 각종 사료(史料)들이 전시됐다.
플랫폼의 저격 현장에는 ‘안중근 의사 격살 이등박문 사건 발생지, 1909년 10월26일’이라는 표지판이 내걸렸다.
그동안 하얼빈역 귀빈실 앞쪽 플랫폼 저격 현장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바닥에 붉은 삼각형 표식만 그려져 있어 누구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작년 6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했을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기념표지석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중국은 기념관 건립으로 화답했다. 기념관 자리는 1930년대 일제가 이토를 추모하는 비석이 있었던 곳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만강의 사의를 표한다. 중국이 안 의사 의거를 기념하는데 이렇게 열의를 보인 것은 과거에 비춰볼 때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그럼 안 의사의 사상체계는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애천 애인 애국(愛天 愛人 愛國)으로 집약된다. 일찍이 천주교에 입교해서 깨우친 하늘의 뜻에 대한 외경과 믿음, 부패무능한 한말정부의 실정으로 해서 고통받는 민중에 대한 끝없는 연민, 그리고 외세에 의해 스러져가는 조국의 운명에 대한 울분과 비애가 그 사상체계의 형성 배경이었던 셈이다.
스스로 의식하지 않았다해도 옥중자전, 미완의 동양평화론, 숱한 유묵 등 그가 남긴 모든 기록들을 통해 이는 분명해지는 것이다.
그의 생애와 사상을 이같이 개괄해 보면 지금 우리시대에 그를 민족정기의 횃불로서 새삼 선양해야 하는 이유가 자명해진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21일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총리를 살해,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는 폭언을 퍼부으며 기념관 개관을 비난했다. 스가 장관은 작년에도 “안중근은 범죄자”라고 강변한 적이 있다.
이토는 상당수 일본인에게는 일본의 근대화를 이끈 정치인으로 평가받지만 한국인과 중국인들에게는 일제의 아시아 침략을 상징하는 존재다. 더구나 일본의 정부 수반인 아베 신조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戰犯) 14명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버젓이 참배했다. 이런 일본 정부가 안 의사기념관에 시비를 거는 것은 가당치 않다고 본다.
최근 일본의 과거사 뒷걸음질은 세계 곳곳에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한 미국 하원의 결의안을 포함한 2014년 통합 세출법안에 서명했다.
일본이 과거 침략 역사에 눈을 감고 역사를 왜곡하면 할수록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해지고 이미지가 추락할 뿐이다. 따라서 일본은 지금부터라도 역사왜곡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 14명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눈을 안으로 돌려보자. 우리가 지켜야할 민족의 정체성이 어느 때보다도 흔들리고 있다. 모든 분야를 막론하고 도덕-윤리의 부재가 날이 갈수록 두드러진다. 나라가, 민족이 무엇을 지향해 가고 있는지조차 망각한 지경이다.
안중근의 생애와 사상은 말하자면 이 혼돈의 시대, 지표 잃은 우리에게 하나의 ‘이정표’다.
일본의 역사 도발에 맞서 중국 미국 등 다른 나라들과 손잡고 일본을 압박하면 그 전략의 효과가 클 것이다.
기념관 건립을 계기로 한중 공동으로 안 의사의 사형이 집행된 뤼순 감옥에서 유해를 발굴하는 사업을 벌여 나간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