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영된 부산 형제복지재단의 양면성이 사회에 파장이 거세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재단이라 하면 좋은 일을 하는 따뜻한 단체로 인식되어 왔으나 그렇지 못했던 그들의 진실은 대한민국을 충격에 몰아넣고 공분으로 들썩이게 했다.
21세기 세상은 진화하고 삶의 질은 상당히 높아졌는데도 불구하고 빛이 강할수록 그에 반하는 그림자는 더욱 짙어진 것처럼 현재의 사회의 이토록 어두울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마치 부산 형제복지재단이 인간세상에서 볼 수 없을 최악의 인권유린의 정점을 찍는 듯 했다. 악의 본고장인 듯 말이다.
부산 형제복지원은 매년 20억원의 국가보조금을 받으며 3천여명의 정신지체 및 중증 장애 등을 명목으로 부랑아들을 수용한 전국 최대의 복지기관이었으나 1987년 우연히 산중턱의 작업장에 감금된 수용자들을 목격한 한 검사의 수사 시작으로 실체가 드러났다. 김용원 검사로 '브레이크 없는 벤츠'라는 책에서 이 사건을 담았다.
그저 길거리에서 주민등록증이 없는 사람이나 노숙자, 기차역에서 TV를 보고 있는 사람 등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여 불법감금 및 강제노역을 시켰으며 저항하면 굶기고 구타하여 죽이고 암매장 하는 등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악행을 저질렀고 일부 시신은 의과대학 해부학실습용으로 팔려나가기도 했다고 한다.
어린 여아에 대한 성폭행은 일상적이었고 원장은 자신의 땅에 운전교습소를 만들기 위해 원생들을 축사에 감금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절 유난히 실종아동찾기 전단지가 많았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검사의 수사를 통해 형제복지원의 12년의 운영기간 동안 형제복지원 내부에서는 500여명이 넘는 사망자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외화가 발견됐지만 사망원인은 밝혀지지 않은 채 업무상 횡령, 외화관리법 등만 인정받아 복지원장은 2년6개월의 형만 받고 나와 또다시 다른 복지원을 차려 운영하며 아주 잘 살고 있다고 한다.
검찰 윗선과 부산시, 정치인들의 영향력 때문일 것이라는 증거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사건 은폐 및 축소에 관한 자필 쪽지와 문서 등 말이다.
사회를 이루는 다수 혹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사람의 의식이 타락하면 기형적 사회현상이 자리 잡게 되고 이는 엄연히 국가와 사회의 무관심이 만든 현재 존재하는 지옥의 모습일 것이다.
이 나라에 이토록 가혹한 인권유린의 사각지대가 이곳뿐일까. 21세기에도 여전히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었던 염전노예 사건과 아직도 풀리지 않는 새우잡이배, 시골 다방으로 팔려 매춘일 하는 여성 등 사회의 무관심이 이들을 죽을 때까지 기형적 사회 속에 방치해두는 꼴이다.
비정상화의 정상화로 회복하겠다는 정권이라면 인권의 비정상화를 정상화로 바꾸는 노력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보조금 사업을 통해 올바른 사회를 위해 노력을 하는 단체들도 많겠지만 원칙을 통해 감사를 시행하고 어긋난 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여 병든 사회를 회복시켜야 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직접 만들어 내는 사회악들로 인해 비정상적인 사회 속에서 대한민국은 살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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