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찾아오는 선거지만 이번 또한 잡음은 대단하다. 문제의 발단은 '경선방식'에 있었다.
새누리당은 공천방식의 개혁을 외쳤으나 실상은 밀실공천의 온상을 증명하듯 온갖 기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부분 불공정한 여론조사 방식으로 소위 위쪽에서 찍어 내려온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조작했다는 것이다.
명분상 전화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지역의 인지도 및 지지도를 공정하게 조사 후 후보를 가려내겠다는 심산이지만, 이는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화 여론조사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유선전화로 이루어진다.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5천363만명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인구 5천만명보다 300만개가 웃도는 수치로 가입자 수가 인구수보다 훨씬 많다.
이처럼 대부분의 유선전화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는데 전화여론조사는 유선전화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현실과 많이 동떨어지는 조사 방식이다.
대게 RDD(Random Digit Dialling·무작위 전화걸기) 방식을 활용하지만, 대부분 휴대전화가 있기 때문에 집 전화를 잘 받지 않고 상가들 또한 바빠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끊어버리기 일수다.
지역의 크기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RDD를 1천명에게 돌리면 설문지 문항을 끝까지 듣고 답하는 응답자는 약 5%~10%수준이라 50명이상만 조직가동한다면 여론조사에서 충분히 전략적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후보들은 조직을 구성해 유선전화 회선을 다량 가입하고 여론조사에 임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조직선거, 돈 선거의 모습중 하나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가장 시끄러운 곳 중 한군데는 경기도 용인시이다. 현 시장의 비리의혹으로 차기 시장에 새누리당 출신 인사가 유력하다는 계산이 나와 새누리당 후보만 16명이 나왔다. 후보난립이 극심한 지역이라 공천심사위원회조차 방식을 정하지 못하고 쩔쩔매다 비밀리에 여론조사를 하게 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아마 여론조사 설문지 내용은 이랬을 것이다. "누구를 용인시장 후보로 지지하십니까? 1번 000, 2번 000, 3번 000…, 15번 000, 16번 000"
이렇게 많은 숫자의 후보자 이름을 과연 누가 듣고 있을 것인가. 이렇게 많은 숫자의 후보가 나왔을 경우 여론조사는 불공정 조사가 될 뿐이다. 서로 1번을 점하려 하기 때문이다.
더 의심스러운 것은 후보들조차 방식과 기간 등 모든 과정을 몰랐다는 것이다.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조장했을 것이라는 의혹이다. 정말 공천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경선 방식, 기간 등을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한다. 또한 당사자인 후보자들의 의견을 듣고 수렴했어야 하나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듯 보였다.
아직 새정치 민주연합은 본격적인 경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새누리당만 부각되고 있지만 새정치를 운운했던 야당 또한 어떻게 이뤄질지 모를 일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준다는 명분으로 무공천을 추진하다 같은 당의 반대세력과 여당의 전략적 무관심으로 무릎을 꿇었고, 새 정치라는 명분마저 위태롭게 되어 제자리 걸음만 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번 선거는 분열의 선거가 되어 가고 있다. 불공정한 과정과 절차로 기득권세력의 유지를 위해 공천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만 잘 해놨을 뿐 과거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선거는 다수결에 의해 일꾼을 뽑는 일이다.
5천만 인구 모두가 국가 내지는 지역의 일을 도맡아 할 수 없으므로 내 대신 목소리를 내주고 일을 해주는 사람을 선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권자들은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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