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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나라를 나라답게 다스리는 用人術(17) 2017년12월22일(Fri)
이정랑 언론인 (前 조선일보 기자, 現 서울일보 수석논설위원)
 -인재(人材)를 추천(推薦)하여 천하(天下)를 평정(平定)하다-

한신(韓信)이 유방(劉邦)에게 귀순했을 때, 초기에는 별로 중용되지 않았다. 유방이 출정하여 남정(南鄭-지금의 섬서성 한중 동부)에 주둔했을 때다. 한신은 유방의 수하에서도 자신의 포부를 이룩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심야에 군영을 벗어나 도주하였다. 이 일을 안 소하(蕭何)는 미처 유방에게 전갈을 올리지도 못한 채 달밤에 말을 달려 한신을 뒤쫓았다. 이것이 역사상 유명한 ‘소하월하추한신’(蕭何月下追韓信)‘ 이라는 말이 만들어지게 된 연유이다. 뒤에 이를 안 유방이 대노하여 소하에게 죄를 물었다.

“군영에서 도주한 사람이 어디 그 한 사람뿐이오? 한신이 도주하자 승상이 몸소 찾아 나섰다니 그게 될 말이오! 혹시 과인을 속이려는 것이 아니요?”

이에 소하가 대답했다.

“전에 심야 도주한 장령들은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옵니다. 그러나 한신의 경우는 다릅니다. 그는 세상을 뒤엎을 만한 영웅이옵니다. 천하를 평정하려면 이런 영웅호걸들이 없어서는 아니 되옵니다. 그래야 많은 인재들을 끌어 모을 수 있사옵니다.”

유방은 소하의 권유에 못 이겨 융숭하게 의식을 치룬 다음 한신을 대장군(大將軍)으로 임명했다. 한신은 과연 그때부터 남정북벌(南征北伐)로 찌르고 베면서 천하를 통일하는 대업을 완성시켰다.

이세민(李世民)이 막 진왕(秦王)으로 봉해졌을 때는 아직 세력이 튼튼하지 못했었다. 수하의 장수 중 대부분은 허수아비였고 군사들은 갈대풀과 같은 오합지졸이었다. 그들 중 많은 사람이 이세민을 떠나 태자 이건성(李建成)의 수하로 들어갔다. 그러자 방현령(房玄齡)이 이세민에게 말했다.

“많은 사람이 폐하를 떠났다 해도 아까운 사람은 하나도 없사옵니다. 하지만 두여회(杜如晦)는 호걸입니다. 그는 폐하를 보필하여 왕업을 이룰 수 있는 대재(大才)로써, 천하를 도모하려는 폐하께서 두여회와 같은 인재를 귀중하게 여기지 않으시면 어떤 인재들이 폐하의 주변에 몰려들겠습니까.”

이세민은 방현령의 추천을 받아들여 두여회를 중요한 자리에 등용시켰다. 과연 두여회는 일심으로 충성을 다해 웅재대략(雄才大略)을 발휘해 훗날 일대의 명재상이 되었다.

어느 날 태종 이세민이 청렴결백한 간관(諫官)인 왕규(王珪)에게 물었다.

“그대는 그대자신이 방현령 이하 여러 대신들과 비교하여 어떻다고 생각하는가?”

왕규는 서슴지 않고 대답하였다.

“성실하게 나라에 봉사하고, 알면서도 입 밖으로 내어 말하지 않는 점에서 소신은 방현령을 따르지 못하고, 재능에 있어 문무를 겸비하고 조정에 들어서는 현명한 재상이요, 밖에서는 어엿한 대장군이라는 점에서 소신은 두여희를 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직간하였다.

한신과 두여회의 거취와 성공은 물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때놓고는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소하와 방현령 같은 사람이 인재를 알아보고 적극 추천하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그들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일대 제왕이 대업을 이루는 데는 제왕 한 사람의 재간과 모략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제왕들은 무장일 경우에는 한신을 대하듯 해야 하고, 문관은 두여회를 대하듯 재능 있는 신하를 믿고 등용해야 한다. 재능 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등용하기까지는 어렵지 않으나, 소하와 방현령 같은 현명한 신하가 있어 인재를 추천하고 그들에게 권력을 주어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해야만 천하의 뜻있는 인사들이 냇물이 바다로 흐르듯 자연히 모여들게 마련인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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