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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평 민간인 피해 859명 추가 확인 |
2006년11월15일(Wed) |
| 실태조사 결과…피해자 절반 가량 사망장소 '집 인근'으로 드러나 |
한국전쟁을 전후한 전남 함평지역의 민간인 피해자가 그동안 발표됐던 나산면과 월야면, 해보면 등 3개면 524명 이외에도 859명이 추가로 확인됐다.
특히 피해자 절반 가량의 사망 장소가 자신들의 집 인근으로 조사돼 좌.우익활동에 따른 살상 등으로 민간인 피해를 정당화했던 그동안의 논리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국현대사회연구소가 함평군의 의뢰를 받아 최근 함평 신광면과 손불면, 대동면, 학교면, 엄다면 등에서 발생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지역에서 좌우익의 대립으로 발생한 피해자가 859명에 달했다.
전체 피해자 859명 중 성별이 확인된 847명은 남자가 710명(83.8%), 여자 137명(16.2%) 등이다. 전쟁 중의 인명피해가 남성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지만 16%대의 높은 여성 피해율은 당시 살상행위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로 연구소측은 분석했다.
또 연령별로는 20대가 38.8%, 30대 19.5%, 40대 15.1%로 활동성이 강한 20-30대가 전체의 절반 이상인 58.3%를 차지했다.
피해자는 함평읍을 중심으로 서쪽에 위치한 대동면(273명)과 신광면(122명), 손불면(340명) 등에서 심했으며 이는 불갑산과 군유산 등의 산악지역이 인접한 지역이라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대동면 상옥리 경우 1948년부터 1953년 사이에 경찰에 의해 16명이 희생된데 이어 나산면에 주둔했던 20연대에 의해 5명, 전쟁 후에는 불갑산으로 입산한 사람과 그 가족 8명이 희생되고 좌익활동가들의 정보를 경찰에 제공했다가 좌익들에 의해 3명이 희생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이번 조사에서는 사망장소가 동네 인근이 322명으로 전체의 40.8%를 차지하고 자기 집에서 변을 당한 사례도 66명(8.4%)에 이르러 민간인에게 가해졌던 살상행위가 군부대의 공비 토벌 등 정치적 활동에 따른 피해라는 주장과 상반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를 맡은 최정기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피해자들이 좌익 활동가였다면 1-2명이 자신들의 집에서 피해를 당했을 수는 있으나 전체 피해자의 절반을 차지한 것은 정치적 대립과 무관하게 갑자기 들이닥친 좌.우 무장세력에 의해 피해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가해자로는 경찰에 의한 피해가 272명(31.3%)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찰유격대 119명(13.7%), 군경 119명(13.7%), 군인 16명(1.8%), 지방좌익 170명(19.5%), 인민군 14명(1.6%) 등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무장력을 구성하는 세력이 전체의 3/4에 이르렀다.
최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피해 수치는 한국전쟁의 충격과 짧은 조사기간을 감안할 때 최소한의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함평지역의 민간인 피해는 전쟁상태에서 이뤄졌지만 전쟁과 무관한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불필요한 무력을 행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를 앞두고 함평군 차원에서 그동안 피해상황이 일정정도 밝혀진 나산과 월야.해보면 등 3개면을 제외한 지역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구술채록과 군 관련 자료, 당시 신문자료 등과 기존의 자료를 통해 사실 확인 작업 등을 거쳤다.[염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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