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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기고> 생명을 위협하는 논·밭두렁 태우기 |
2014년03월27일(Th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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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겨울의 끝자락인 3월도 벌써 중반에 들어섰다. 만물이 기지개를 켜듯 움트기 시작하고 농촌의 들녘에는 따뜻한 봄기운에 농부들이 논·밭두렁 태우기에 한창이다.
봄철에는 대기가 건조하고 강풍이 잦은 계절적 특성으로 조그마한 불씨도 자칫 대형화재로 확대될 수 있어 화기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러나 최근 논·밭두렁과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산불이 전국 각지에서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늘어나고 있어 전국의 소방관서가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광주·전남 지역에서도 지난 달 24일 광주 광산구 삼도동에서 80대 노인이 논두렁을 태우던 중 산으로 불길이 번지자 혼자서 불을 끄려다 숨졌고, 23일에는 전남 화순과 고흥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다 80대, 90대 노인이 각각 숨졌다.
논·밭두렁 태우기를 하지 않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화재위험, 즉 산불위험과 인명피해 우려 때문이다. 소방방재청 통계에 의하면, 지난 해 전국에서 임야(산불, 들불) 화재가 2천334건 발생하여 13명이 사망했다. 이 가운데 논·밭두렁을 소각하다 산불로 확대된 화재가 약 20%인 465건이었고, 사망자는 7명으로 약 54%를 차지했다.
전남의 경우에도 금년 3월 현재 전체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7명 발생하였으며, 이 중 논·밭두렁 소각 중에 2명(28.6%)이나 사망했다.
농촌지역 고령화로 혼자서 논·밭두렁을 태우다 불길이 커지고 산불로 확대되면, 당황한 노인들은 혼자서 불을 끄려다 심장발작을 일으키거나 연기흡입 또는 넘어져 불에 타 숨지는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논·밭두렁 소각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늘어남에 따라 소방관서에서는 도내 전 지역에 마을별로 개별 소각행위 금지 안내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역 의용소방대를 초기진압대로 편성하여 신속 대응체제를 갖추는 등 인명피해 방지를 위하여 다각적인 예방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소각행위는 지속되고 있어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예로부터 농촌에서는 봄철이 되면 해충방제, 잡풀제거 등의 이유로 논·밭두렁 태우기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태워왔다. 1960년~1970년대에는 당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줬던 해충 등을 박멸하기 위하여 장려되었던 방제대책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품종 개량으로 농작물에는 별 피해가 없게 되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논둑에는 유익한 곤충이 89%인 반면에 해로운 곤충은 11%에 불과하다고 한다. 즉, 논두렁을 태우면 유익한 곤충을 더 많이 죽이게 되고 해충을 죽여서 얻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렇듯 오히려 농작물에 유익한 곤충을 없애버리는 논·밭두렁 태우기를 답습하여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논·밭두렁을 태움으로 해서 얻는 것보다 오히려 잃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논·밭두렁 태우기로 인한 농촌 노인들의 인명피해가 전체 화재 사망자의 약 30%에 육박해감에 따라 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농민들과 자주 대면하는 읍·면사무소, 농협, 농업관련 행정기관의 정확한 정보 전달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아울러 농촌지역에서는 산 밑에서 논·밭두렁을 태우는 것은 금지해야 하고, 안전한 곳으로 바람이 불지 않는 날 마을별로 안전책임자 입회하에 공동으로 소각해야 한다. 또한 사전에 119에 신고하면 소방차 배치 등 도움을 요청받을 수도 있다.
건조기는 앞으로 5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마을이장과 주민들이 조금만 더 화재안전에 관심을 갖고 주의를 다해 준다면, 논·밭두렁을 소각하다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나주소방서장 신봉수[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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