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중고등학생들의 봉사가 의무화 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활발한 봉사를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볼 수 있었다. 지하철에서 노란 띠를 매고 안내를 하거나, 도서관에서 서가정리를 하거나, 요양병원에서 청소나 말벗이 되어드리는 봉사를 주로 한다. 시내에 나가면 헌혈캠페인을 진행하거나 공공기관 프로그램의 스태프로 활동하는 친구들을 볼 수도 있다.
나 또한 다양한 형태의 봉사에 참여해보았다. 1365 사이트에 들어가면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봉사를 직접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자들이 많아 실패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경쟁이 치열한 봉사신청에 성공해 들뜬 마음으로 봉사지에 가게 되었던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참여자의 수가 아주 적었다. 아무 연락 없이 당일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기관 관리자분들께서도 계획에 차질이 생겨 당황하셨고, 일손이 모자라 다른 봉사자들이 그 부분을 보충해야했다. 몇 배로 힘든 날이었다.
봉사참여 전날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불참한다는 문자 한 통, 전화 한 통, 하다못해 신청 취소 버튼 클릭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까? 만약 대상이 봉사지가 아닌 직접 돈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활동, 캠프였어도 그랬을까? 지출의 유무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바로 마음가짐의 차이이다. 남을 돕는 행위를 가볍게 여기고 기분이 내키는 대로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그 안일함이 지금의 노쇼현상을 초래한 장본인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의무이기 때문에 신청하고,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아무 연락 없이 나타나지 않는 것은 책임감의 부재는 물론 봉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청소년들의 무책임한 모습 때문에 청소년 봉사자를 받지 않는 기관까지 생겨나고 있다. 우리들의 잘못된 행동 하나가 진정으로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 학생의 기회조차 박탈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봉사활동을 그저 의무적 활동시간으로 바라보아 경시할 것이 아니라 배려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돕는 성숙하고도 아름다운 헌신적 활동임을 깨달아야 한다. 불참시 전화 한 통, 작은 실천으로 우리의 책임감과 봉사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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