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안바꾸기로 했습니다”
KIA 전병두(22)가 결국 투구폼 변경을 포기했다.
전병두는 어린 나이에도 왼손투수로 150km 이상의 공 끝이 살아있는 강속구를 던지면서 기대주로 꼽혔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 선발돼 병역혜택까지 받은 전병두에게는 밝은 미래만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전병두는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지난시즌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100이닝 이상을 던졌지만 성적은 3승5패 평균자책점 4.35에 그쳤다. 공에 대한 자신감도 예전같지 않은 모습.
기대를 많이 했던 선수의 기량이 제자리 걸음을 계속하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KIA 김봉근 투수코치는 전병두와 합의하에 지난 시즌 뒤 투구폼을 대폭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전병두 투구폼 변경의 주 목적은 컨트롤 보완과 부상 위험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전병두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부자연스럽고 제한적인 팔동작으로 역동적인 상하체의 운동에너지를 효과적으로 공에 전달하지 못한다.
마치 팔 힘으로만 던지는 듯한 모습으로 이런 투구폼은 제구력 난조의 원인을 제공한다. 또 팔에 가하지는 부담도 많아 자연스럽게 부상 위험도 증가한다.
하지만 김봉근 코치는 오프시즌을 거치면서 고심을 거듭한 끝에 전병두의 투구폼을 고치지 않기로 했다.
김봉근 코치는 “전병두와 얘기 끝에 투구폼 변경을 없었던 일로 했다”면서 “모든 자세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전병두에게는 그런 자세가 자신의 장점을 잘 살리는 자세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장점을 살리면서 부상 위험과 제구력 난조의 단점을 최소화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지훈련서 전병두의 훈련 초점을 설명했다. 이어 “(전병두가) 전훈을 통해 컨트롤도 상당히 좋아졌다. 몸 상태도 좋아 올시즌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며 전병두의 성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일단 전병두의 투구폼 변경 포기는 성공적이다. 전병두는 4차례 열린 홍백전에서 9이닝동안 33타자를 상대하면서 1볼넷만 허용할 정도로 컨트롤이 개선됐다. 또 5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1.00로 KIA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어느새 데뷔 5년차를 맞이한 전병두에게 올시즌은 도약해야 할 시기다. 과감하게 투구폼 변경을 포기한 전병두가 팀과 팬의 높은 기대에 부흥하는 선수로 성장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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