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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과 아름다운 열매 |
2008년02월14일(Thu) |
| 박상주<시인, 객원논설위원> |
내주가 봄기운이 돋아난다는 우수로 화단에는 튤립 새싹들이 삐쭉삐쭉 고개를 들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어김없이 알아채고 돋아나는 새순을 보니 두터운 털옷 속에서도 움츠리고 있던 어깨의 힘이 풀리는 듯하다.
봄이 되면 농부들의 손길은 바빠진다. 씨앗을 심고 싹이 트길 기다렸다가 싹이 돋아 떡잎이 나고 본잎이 두어 장 돋아날 때 밭에 옮겨 심는다.
그렇게 옮겨진 포기는 그곳에서 자라게 되는데, 농부의 바람대로 제대로 가꾸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자라는 동안 어떤 것은 수분이 모자라 시들시들하고, 또 어떤 것은 햇빛을 받지 못해 힘없이 자란다. 어떤 것은 양분이 모자라 늦자라고, 때론 원치 않는 병충해에 시달림을 받기도 한다.
이때 경험이 풍부한 농부는 농작물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려 노력한다. 가뭄이 들면 물을 길어다 주고, 양분이 모자라면 거름을 보충해 주고 병이 들거나 해충이 기승을 부리면 농약을 뿌려 없애 준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친 농작물들은 가을이 되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노고에 보답이나 하듯 풍성한 수확을 농부에게 돌려주게 되는데 이는 우리의 인생사와 흡사한 것 같다.
바야흐로 졸업 시즌으로 이 주부터 관내 학교들마다 본격적으로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삶은 끊임없는 배움으로 완성된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배운 것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있다. 지혜와 지식은 개인의 영달과 입신을 위함이 아니요, 세상을 아름답게 하고 사랑과 희망으로 충만케 하는 헌신의 사명이 수반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자꾸 희망이라는 단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젊은이들이 야망을 가져야 그 사회가 활력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졸업시즌이라서 더 그렇다. 혹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신의 과거를 보상받기 위한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는 부모, 자신이나 학교의 명예를 생각해 학생을 공부하는 도구로 만들어가는 교육자, 청소년을 돈벌이의 수단으로 생각하며 이용하는 어른들, 이런 마음을 가진 어른들 때문에 미래의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어른들과 함께 생각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가장 훌륭한 농부는 농작물이 병든 뒤에 손을 쓰지 않고 미리미리 관리해 건강하게 자라게 하는 사람인 것처럼, 우리의 자녀들이 더 큰 사회,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 살아가는 동안, 고통을 받지 않도록 항상 모범을 보이고 관심을 갖는 어른이 되어야 하겠다.
진심으로 우리 자녀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날까지 훌륭하게 살아가길 기도해 본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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