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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부와 생활 |
2008년01월09일(Wed) |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을 들은 적이 있다. 인간의 내면에 칭찬을 바라는 심리적 욕구가 가득함을 보여주는 진솔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 칭찬과 더불어 필수적인 양념이 되는 것이 바로 ‘아부’이다. 아니 아부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태초에 아부가 있었다. 하느님은 인류 역사상 최고 최상의 리더다. 하느님에 기대어 산다는 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에 대한 절대적 충성, 즉 아부를 맹세하는 것이다. 하느님에게 아부를 안 하는 자는 무서운 벌을 받았다.
소크라테스도 ‘까마귀는 죽은 사람을 쪼아 먹지만 아첨은 산 사람을 먹어 치운다’고 말한 것으로 보아 아부에 대하여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공자도 논어에서 아첨하는 인간의 전형적인 특성으로 ‘교언영색’을 들었다. 교언영색한 사람치고 어진 이는 없다고 말하면서 ‘가난하면서도 삶을 즐거워하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조직 사회에서 아부는 성공하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보인다.
물론 아부라는 말은 성인이나 군자, 선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러나 현대를 살아가는 생활인에게 적절한 칭찬과 겸손 그리고 아부는 삶의 지혜이다. 이미 아부는 숙명인 것이다.
아부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고대 이집트의 경우 귀족뿐 아니라 농부들 사이에서도 아부가 만연해 있었다. 궁정에서는 ‘자나 깨나 아부하라’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
역사와 더불어 아부를 보는 시각도 변화를 거듭했다.
그리스인들은 정치적 아부를 가장 큰 문제로 생각했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은 인간중심의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바뀌었고, 10세기 전후 ‘당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죽어버리겠다’는 시구는 당시 최고의 아부가 되었다고 한다. 또 19세기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은 아부는 사회공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니체의 ‘권력론’도 뒤집어 보면 ‘아부론’이라는 것이다.
이 아부에는 여러 가지 기술이 요약되어 있는데 대부분 우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다. 상대방 띄워주기, 의견에 동조하기, 겸손한 태도로 자신을 드러내기, 친절하게 행동하기를 4대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먼저 상대방 띄워주기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칭찬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 교장선생님은 책벌레고 실력이 있으며 깨끗하여 선비 같다’는 말을 술좌석에서 같은 학교 동료직원들이 했다는 말을 다른 경로를 통해 들었는데 그 말이 결코 싫지가 않았다. 앉으면 교장, 교감 흉을 보는 것이 선생님들의 일반적인 일상인데 칭찬을 하다니, 이것만 잘해도 출세할 것이다.
다음, 의견에 동조하기를 보자. 대개의 사람들은 대화를 할 때 상대방과 의견을 같이하기보다는 자기주장을 더 많이 한다.
그러나 상대방과 함께 앉아 있을 때 고개라도 끄덕여 가며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다른 쪽을 본다거나 무표정으로 앉아 있을 때보다 훨씬 좋지 않겠는가? 상대가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다음의 겸손한 태도라든가, 친절하게 행동하기는 너무 기본적인 것이다. 아부를 할 때 남이 모르는 것을 찾아서 하면 효과적인 것을 너무 많이 경험하였다.
아부-매력 있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자랑을 절제하고, 겸손한 태도로 남의 약점을 감춰주며 장점을 부각시키는 아부를 한다면 우리 사회는 항상 웃는 밝은 사회가 되리라고 확신한다. 아부를 그렇게 하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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