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영 통신사인 신화사(新華社, NCNA)가 선정해 발표한 2007년 중국 10대 뉴스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뉴스는 무엇일까 ? 아마 10명중에 9명은 전국 인민대회 제5차 회의에서 전체 참석대표 2878명 가운데 찬성 2799표, 반대 52표, 기권37표로 너무 쉽게 통과 되어버린 중국 공산정권 수립 이후 처음으로 국, 공유재산과 사유재산을 동등하게 보호 한다는 물권법 통과를 꼽지 않을까 싶다.
14년 동안 논의되어왔고 중국입법사상 가장 많은 심의를 거쳐서 통과 된 안건치고는 너무 일방적인 찬성으로 통과 되어 버렸다. 언젠가는 통과되어야 할 법이긴 했었지만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이 시점에 별 다른 규제 없이 먼저 사유재산을 인정해 준다는 법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통과되어 버린 것이다.
모택동이 천안문 광장에서 외쳤던 위인민복무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해 봉사하자!)라는 공동체이념 보다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물들대로 물들어 버린 중국의 사회성향과 중국 정치인들을 나타내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권법이란 쉽게 말해 공산주의 시장경제체제를 가진 중국에서 사유재산을 인정해준다는 법이다. 가장 큰 사유 재산이자 물권법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부동산을 보면 중국에서 주택용지는 70년, 공업용지는 50년,상업용지는 40년 등으로 토지 사용기한이 정해져 있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는 집을 구입하게 되면 70년 후에는 다시 국가에 반납을 해야 했었다.
중국부동산 중계업체에 붙어있는 주택을 매매하는 광고들을 보면 몇 평방미터에 사용기간이 몇 년 남았다고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가 중국에 있으면서 이 나라가 공산주의 국가이구나 하고 가장 크게 느끼는 때가 바로 사용기한을 정해놓은 부동산매매 광고를 볼 때였다.
하지만 물권법에 보면 주택 토지 사용권의 기한이 만료된 이후에도 토지사용권을 자동 연장하고 상속 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작년 중국 주요도시 부동산가격이 30~50%까지 급상승한 이유도 이 물권법의 영향이 컸다. 토지사용권에 대한 국가 공매가격도 2배 이상 상승 하였고 외국자본과 시장경제심리가 부동산으로 몰리기 시작하면서 중국 주요도시의 집 값은 강남보다 더 높이 치솟게 되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투기가 성행하면서 안 그래도 심각했던 양극화가 더욱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도시서민 월급(KRW30만원정도)으로 도시에 집을 산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물론 정부에서 70%이상 대출을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대출이자와 대출금만 갚아도 현재 수준의 월급으로서는 그거 마저 갚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부동산 폭등의 문제에 중국정부는 지금에 와서야 부동산투기에 대한 강력한 규제와 정책을 실시하고 는 있지만 이미 50%이상 올라버린 부동산가격을 잡기란 어렵게 보인다.
상해의 빈민층 어린이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고 다닌다고 한다. 상해의 멋진 도로와 건축물들을 자기 부모님이 고생하여 지었지만 정작 자기들은 상해의 주민이 아니라 노예 일뿐이라고 말이다.
지금의 중국은 돈이 있는 자와 없는 자로 나누어 질 뿐, 앞에 언 급 한 위인민복무'爲人民服務와 같은 사회주의의 공동체 의식은 없어 진지 오래 인 듯하다.
중국의 개방 개혁정책이 실시되었을 때 이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있었다. 바로 중국경제가 성장되었을 때 나타나는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개방 개혁 정책은 실패고 새로운 혁명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이 그 시험의 시기에 봉착했다.
아직 분배라는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자본이라는 큰 힘에 떠밀려 통과 되어 버린 물권법은 앞으로 많은 사회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고 중국 정부는 이 문제들을 슬기롭게 잘 대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앞의 칼럼에서도 언급했듯 중국은 경제적인 관점에서만 보면 초고속성장을 해 왔다. 하지만 그런 성장이 중국인구의 80%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착취로 인해 만들어진 거라면 중국 정부는 절대 그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2007년에 있는 자들을 위한 물권법이 10대 뉴스를 장식했다면 2008년에는 노동자들을 위해 새롭게 시작되는 노동법개정안이 제대로 시행되어 정착되고 더 나아가 여러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양극화 해소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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