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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책벌레들 |
2007년12월13일(Thu) |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책은 권력이다’ ‘독서왕이 성공한다’ ‘책 읽는 사람이 세상을 이끈다’라고 회자되는 말을 읽어 보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책을 열심히 읽는 책벌레들이 세상을 바꾸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링컨 대통령이 먼 길을 가서 빌려 온 워싱턴 전기가 통나무집에 비가 새서 젖어버리자 책 대신 일을 해 주었다는 이야기는 링컨 대통령이 책을 무척 좋아했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중학교 때 책에서 읽고 알게 된, 나폴레옹 장군이 전쟁 중에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가슴에 넣고 다니면서 읽었다는 것과 ‘진중문고’를 이끌고 전쟁터에서 백전백승을 하여 전쟁의 신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다는 이야기는 나폴레옹도 지독한 책 벌레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나폴레옹은 세인트헬레나 섬에 유배된 6년 동안 무려 8천200여 권의 책을 읽었다.
공자님도 주역을 삼천 번이나 읽어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것을 보면 책 속에서 사신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자님은 세계 3대 성인의 한 분이다.
세종대왕이 형인 양녕 대군이나 효령 대군을 제치고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 시강원 시절에는 춘추나 좌전을 읽었고 사서삼경을 일백번 씩 읽었다고 한다. 지금처럼 전기불이 없던 때 옻나무 기름으로 불을 밝혀 책을 읽었다니 놀랍고 경외심까지 든다. 본인만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학자들과 책을 읽고 토론을 하는 ‘경연’을 일천 팔백 구십 팔번이나 하였다고 한다. 독서로 왕위에 올라 독서로 세상을 바꾼 것이다.
이덕무도 위대한 사람이다. 서자라는 설움과 가난을 딛고 규장각 검서관이라는 중요한 자리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규장각에서 국조보감, 대전통편, 무예도보, 규장전운, 송사전 등의 여러 서적을 편찬하고 교정하는 일에 참여하였으며 많은 시와 산문을 남겼다.
에디슨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책을 읽었다.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어려운 질문을 많이하는 에디슨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바보라고 하자 집에서 어머님의 가르침을 받았다. 에디슨은 학교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발명왕이 되었다. 에디슨은 책으로 발명왕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평생 일천 구십 삼개의 특허를 얻은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 위해 구천 구백 구십 구번의 실험을 했으나 잘되지 않았다.
다시 시도하려 하자 그의 친구는 실패를 1만 번째 되풀이할 셈이냐고 물었다. 그때 그는 ‘나는 실패한 것이 아니고 전구가 안 되는 까닭을 수없이 발견했을 뿐이다’라고 말한 것은 우리 어린이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
헬렌 켈러는 어려서 뇌척수막염이라는 병에 걸려 눈이 멀고, 귀가 먹고,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설리번 선생님의 도움과 책읽기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일깨웠다고 한다.
헬렌 켈러가 즐겨 읽은 책은 정글북, 일리아드, 아라비안나이트, 하이디, 소공자, 작은 아씨들이었다. 헬렌 켈러는 우리나라에도 와서 강연을 했다.
책벌레들과는 조금 다르지만 책을 권력으로 이용한 임금들이 있어 흥미롭다. 효종은 심경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했다. 광종은 정관정요를 집어 들었는데 피로 물든 왕좌에 올라 집어든 제왕학의 바이블이었다. 월남을 통일한 호치민은 목민심서를 항상 옆에 두었다고 한다.
책벌레거나 책을 가까이하고 이용한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앞서가는 사람들이었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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