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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꿈나무 위한 참교육자 |
2007년12월19일(Wed) |
| 나경택<수석논설위원,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회장> |
우리 사회에서 촌지의 생명력이 유난히 끈질긴 부문 중 하나가 교단이다. 교육당국은 틈날 때마다 ‘촌지추방’ ‘촌지근절’을 외치지만, 같은 구호를 반복한다는 사실 자체가 촌지가 근절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대다수 양심있는 교사들에게는 억울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겠으나, 학교현장에 촌지가 살아있다는 학부모들의 증언이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론 온 국민이 학부모 이다보니 다른 부문의 부정부패에 비해 교사 촌지가 국민들 입에 잘 오르내린다는 점도 있을 것이다.
2003년 12월 대구의 한 여자고교에서 학생들이 교사가 교실에 놓아둔 수첩을 우연히 보게 됐다. 거기에는 학생 이름 옆에 ‘현금 85만원’ ‘화장품’ 하는 식의 선물내역이 적혀 있었다. 문제가 되자 해당 교사는 학생들에게 “촌지란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대가성이 있느냐가 문제인데, 나는 대가성 없이 받았다. 이름과 내역을 메모해둔 것은 감사에 보답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일견 그럴 듯해 보이지만, 용납될 수 없는 변명이다. 교사 촌지는 대가성을 따져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있는 게 아니라 무조건 받지 말라는 게 당국의 지침이기 때문이다. 실제 1999년 법원은 2명의 학부모로부터 촌지 15만원을 받은 여교사에 대해 자격정지 1년에 추징금 15만원을 선고했다. “사교적 예의의 범위를 벗어난 뇌물”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교사에게 있어 사교적 예의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학부모로부터 받았다고 남들에게 자랑할 수 있는 선물이 아닌 이상 허용 범위 안에 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교사 촌지를 근절하겠다며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가 촌지를 준 사실이 드러나면 촌지 받은 교사를 징계하는 것은 물론 해당학생도 모범상, 표창장 등 각종 포상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학부모들이 교사에게 촌지를 건네는 이유가 ‘내 아이 잘 봐달라’는 데 있으므로, 이 심리를 역이용하자는 발상이다.
촌지의 생명력이 수요(교사)가 아니라 공급(학부모)에 있다는, 다분히 교사 중심적 사고다. 어쨌든 그렇게 학부모들에게 겁을 주면 촌지 추방에 상당한 효과는 거둘지 모르겠다. 그러나 부모가 잘못했다고 해서 죄 없는 학생이 불이익을 받는 비교육적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부모 문제로 자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은 연좌제에 해당된다. 명백하게 법에 어긋난다. 어린 학생이 받을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봤는가. 그 학생이 불이익을 당하면 학교에서 소문이 나고, 집단 따돌림을 당할 것이 뻔하다. 부모와 갈등이 생겨 가정 분란이 일어날 소지도 크다. 포상을 받을 만한 모범 학생이 어른 잘못으로 인해 오히려 세상을 원망하면서 비뚤어진다면 누가 책임지겠는가! 촌지는 교원·학부모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서울구로초등학교 박찬원 교장선생님·학부모·선생님들이 삼위일체가 되어 ‘미래 꿈나무 바르게 키우자’는 운동으로 촌지 안주기 안받기 운동을 전개하여 성과를 거두었으며, 박 교장선생님은 2007년 3월 1일 부임하면서부터 학생 등교 시간보다 먼저 07시 40분경 출근하여 눈·비가 오거나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학교정문에 서서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하트모형’을 하면서 ‘사랑합니다’로 인사하면 학생들도 ‘하트모형’을 하면서 ‘사랑해요’라는 답례 인사를 하는 소문이 알려져 양대웅 구로구청장과 지역유관 단체장 지역주민까지도 적극적인 협조로 구로구에서는 낙후된 학교가 이제 ‘칭찬’ 받는 학교로 우뚝 서고 있다.
박 교장은 서울 신목초등학교와 계남초등학교에서 교감으로 재직 시에도 ‘사랑합니다 하트운동’을 전개하여 참교육자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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