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양길 산업 속에서 앞으로도 매년 15∼2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한·미, 한·EU FTA가 체결되면 택배전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한국에서 택배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것은 한진택배로 1992년이었다. 일본(1976년)이나 미국(UPS·1907년)보다 한참 늦었지만 택배 이용은 오래 전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퀵 서비스도 가세했다. 퀵 서비스는 90년대 후반 들어 크게 발전했다. 창업이 쉬워 현재 3천여 업체가 피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자. 이용철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삼성이 보낸 ‘떡값’ 500만원을 돌려줬다는 며칠 전 고백에서도 문제의 택배가 등장한다. 이전비서관은 삼성측 변호사가 선물이라며 집으로 보낸 책 1권 크기의 택배를 뜯어보니 돈다발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포장지에는 ‘이용철(5)’라고 적힌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면서 “내가 500만 원짜리 인간인가”하는 모멸감을 느꼈다고도 했다. 그런가하면 과거 삼성이 의뢰한 물건을 주로 맡았다는 퀵 서비스 회사직원이 “책 모양으로 포장된 물건을 자주 배달했다”고 증언했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말들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신종 ‘떼기’의 등장이다. 이를 ‘택배떼기’로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근자에 한국 정치판에는 숱한 ‘떼기’가 명멸했지만 그 원조는 역시 차떼기였다.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후보 측이 현금 트럭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째로 바꾼 후 돈을 옮기고 차만 돌려준 수법이다. 원래 ‘김장용 배추 300포기를 차떼기로 팔았다’처럼 서민적 표현인 차떼기가 추악한 냄새를 풍기는 정치용어로 변질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경선 때 선거인단 서류 수백 장을 상자에 담아와 대리등록을 하는 ‘박스떼기’로 비난 받았다. KBS, MBC가 대선후보 토론회에 이명박, 이회창, 정동영 등 3명만을 초청하자 문국현 후보측은 “떼기 3형제(땅떼기, 차떼기, 박스떼기)만 불렀다”고 공격했다.
진저리나는 ‘떼기’ 이야기지만 일단 꺼내고 보니 궁금증이 꼬리를 문다.
삼성의 로비 공세가 검찰만이 아니라 권부의 핵심인 청와대를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물증이 공개 됐다.
삼성이 돈을 건넨 시점은 검찰이 에버랜드 사건의 책임을 물어 허태학·박노빈 두 전·현 사장을 기소한 지 꼭 한 달 뒤다. 삼성으로선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에버랜드 사건이 법정에 서게 돼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던 때였고, 이전비서관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으로서 이 사건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시민단체 등과 접촉하던 때였다. 정황으로 볼 때 이전비서관의 직책 및 직무와 관련해 제공된 뇌물 성격이 분명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이전비서관이 전하는 삼성의 로비 행태가 전달 주체, 전달 방법, 액수 등에 있어 전 삼성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밝힌 것과 거의 일치한다는 점이다. 김변호사가 폭로한 삼성의 불법 로비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이 청와대 반부패 제도개혁을 담당하던 사람에게 태연히 돈다발을 건넬 만큼 담대해졌다는 것은 이미 권력기관 전반에 로비의 손길을 뻗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검찰은 삼성 비자금 사건을 수사할 특별수사·감찰본부의 지휘자를 고심 끝에 임명했다. 검찰총장 후보자까지 삼성관리 대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판이어서 당시 검찰의 고심도 이해 안 가는 것은 아니다.
검찰수뇌부든 청와대 권력실세든 비리에 연루된 인사는 성역 없이 수사한다는 각오로 한 점 의혹 없이 국민 앞에 밝혀라!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