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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엑스포 착실히 준비 성공노력을 |
2007년12월03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전남 여수시가 마침내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꿈을 이뤘다. 2002년 12월 3일 2010년 세계박람회 유치 실패를 딛고 재도전에 나선 지 5년 만이다.
이는 5년 전 중국 상하이에 당한 뼈저린 패배를 극복하고 한마음으로 뭉친 여수시민의 승리이자 정부와 국민이 다시금 하나 되는 저력을 보여 준 쾌거인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만강의 사의를 표한다. 그것은 여수시민들이 전국 곳곳을 돌며 여수 엑스포를 알리는가 하면 직접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에 편지를 보내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개최지 결정이 다가오자 각 가정에 태극기를 게양하고 매일 정오 사이렌 소리에 맞춰 묵념을 하며 유치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유치원생들은 고사리 손으로 모은 성금을 기탁하고 종교단체는 매일 기도회를 열어 유치를 간절히 기원했다.
옛말에 이른바 “의지를 갖고 임한다면 마침내 이룰 수 있다(有志者事竟成)”가 그것이다. 천만 다행이다.
유치경쟁 과정의 초기엔 개도국 최초의 세계박람회라는 명분, 이슬람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연대 및 왕실과 왕권국가들 간의 친분, 최대 표밭인 유럽국가들의 지지 향배 등을 할용한 경쟁국의 공세적인 전략에 우리나라가 고전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의 적절한 주제, 국별 맞춤형 전략과 재외공관의 적극적인 지지교섭, 파리 현지 대책본부 강화, 1 대 1 전담체제 구축 등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은 우리의 총력 외교전은 헛되지 않았다고 본다.
지난 1년간 28회의 정상회담, 30여회의 총리급 회담, 100여개 국가와의 외교관 회담, 40여회의 외교차관 회담, 80개국 이상에 대한 관계부처 장·차관급 특사 파견등 모든 외교활동의 초점은 여수박람회 유치에 맞췄다. 또한 세계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을 포함한 전 재외공관의 대사들과 관계관들이 주재국의 책임자를 수도 없이 만나는 정성을 기울였다.
이와 같이 2중, 3중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가용 외교자원을 총동원한 외교전략이 주효해 이번 결실을 얻은 것이다. 이러한 외교전의 큰 그림은 각 재외 공관의 정보와 판단에 근거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여겨진다.
여수 박람회의 주제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다. 인류가 직면한 금세기 최대의 환경적 도전으로 간주되는 기후변화 문제를 앞세운 만큼, 세계인이 공감하는 매우 시의 적절한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세계엑스포 개최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광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다.
여수 세계박람회의 생산유발 효과는 10조원 규모에 달하고, 2002년 월드컵 때의 2배인 8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적 미항 여수를 세계에 알리고, 해양환경산업의 기술적 발전과 남해안 일대 개발에도 기폭제가 되리라 기대한다.
해양은 고갈돼 가는 육상 자원을 대체하는 미래 자원의 보고이자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인류 생존 수단이다. 석유 매장량의 30%, 천연가스 매장량의 50%가 바다에 있다. 지구의 산소 75%, 육지 담수 36%가 바다에서 생성되며 인류가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50%를 바다가 정화해 준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이미 해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발 빠르게 해양 정책과 전략을 세워 추진 중이다. 특히 자원 고갈과 기후 변화 등 21세기 국가의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의 해결 수단으로 ‘해양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우리 한국도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해 통합 해양행정체제를 구축한 이후 해양과 해양과학기술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그 결과 조선산업이 세계 1위에 오르고 세계 네 번째로 6천m급 심해무인잠수정을 개발하는 등 세계 10위권의 해양력을 보유하게 됐다.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남은 기간이 4년 반밖에 되지 않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람회장은 물론이고, 전라선 복선화, 17번 국도 확장, 호텔 및 리조트 건설 등 촉박한 시간에 비해 해야 할 준비는 너무나 많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경우에는 정해진 규칙에 따라 준비하면 그만이었지만, 엑스포는 일정한 규칙이 없어 개최의 역량에 전적으로 좌우되므로 더욱 그렇다.
엑스포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 그리고 엑스포 준비단이 설치돼 본격적인 엑스포 체제를 서둘러야 한다. 여수박람회 성공은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 정신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여수시장(오현섭)이 해야 할 몇 가지 당면한 일을 주문하고자 한다. 그것은 해양 강국 발판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첫째, 여수시장은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이 여수 앞바다 거북선에서 왜적을 경계하면서 지은 다음 시(詩)를 돌에 새겨 비를 만들어 세워야 한다.
진중에서 읊다(陣中吟)
임금 행차 서쪽으로 멀어지고,
(天步西門遠)
왕자는 북쪽 땅에서 위태롭다.
(東宮北地危)
외로운 신하 나라를 걱정하는 날,
(孤臣憂國日)
사나이는 공훈을 세울 때다.
(壯士樹勳時)
바다에 맹세하니 어룡이 감동하고,
(誓海魚龍動)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알아준다.
(盟山草木知)
원수를 만약 모두 멸할 수 없다면
(讐夷如盡滅)
비록 죽을지라도 사양하지 않으리.
(雖死不爲辭)
<이충무공전서>
이 시는 왜적의 침입으로 위태로운 조국을 걱정하며, 조국을 구해야겠다고 맹세하는 충무공의 각오를 읊은 것이다. 특히 경련은 이충무공의 칼에 새긴 검명으로, 구국의 맹세가 담긴 글귀로 유명하다. 여기에는 죽음조차 불사한 구국의 결연한 의지와 우국충정이 잘 나타나 있다.
둘째, 여수시장은 충무공의 어머니가 계시던 여수에 있는 집을 잘 깨끗이 수리해 놓아야 한다. 충무공은 효자요 충신이기 때문이다.
여수시 당국은 해양과 환경 보호가 구호에 그치지 않고, 엑스포 전 과정에서 다양한 대안 제시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는 우리나라가 친환경적 선진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곡 필요한 과제인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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