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웅전에 오르는 길 |
2007년12월05일(Wed) |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초등학교 때 봄과 가을에 소풍을 갔다. 시골이었기 때문에 걸어서 두 시간이 더 걸리는 불갑사로 소풍을 가곤 했다. 사천왕문 보제루 대웅전 등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특히 대웅전 처마 끝에 붙어 소리 내던 풍경 소리는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하다.
또 사천왕 발밑에 깔려있는 사람을 보고 ‘할머니, 저건 왜 저렇게 깔려 있어요?’ 하고 물었더니 ‘술에 너무 많은 물을 타서 팔아서 죄를 받는 거란다’ 라는 설명을 듣고 ‘술장사처럼 남을 속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다짐을 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사찰 장식의 빛나는 상징의 세계를 하나도 모르고 살았으나 그 후 절에 갈 기회가 많았다. 이에 나는 만현 스님에게 의문 나는 점을 하나하나 묻게 된다. ‘일주문은 왜 일주문이라고 하며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까?’
일주문은 사찰 초입에 세우는 문으로 기둥이 한 줄로 되어 있어 일주문이라고 합니다. 불교에서는 일승의 법이 불지에 들어가는 문호가 된다는 뜻의 ‘일승법문’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때 일승법은 불법에서 가장 높은 법이며 온갖 진리가 그곳으로 귀착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주문의 기둥은 절대적인 진리, 즉 변할 수 없는 하나의 진리를 상징합니다. ‘그러면 사천왕문은 어떤 의미를 가졌습니까?’
사천왕문은 사찰의 삼문 가운데 두 번째 문으로 네 방위를 수호하는 지국천, 증장천, 광목천, 다문천을 봉안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방지국천은 칼, 서방광목천은 비파, 남방증장천은 용과 여의주, 북방다문천은 탑을 지물로 들고 있습니다. 사천왕은 수미산 중턱에 있는 사천왕의 주인으로 제석천왕을 섬기며, 불법 수호를 염원하고 불법에 귀의하는 사람을 수호하는 호법신입니다. ‘불이문은 또 무엇인가요?’
불이문은 대웅전 등 중심이 되는 법전 바로 앞에 세우는 문으로 해탈문이라고도 합니다. 불이는 진리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생사가 둘이 아니며, 유무 또한 다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가 둘이 아니라는 절대 평등의 경지를 드러내는 말입니다. 따라서 문 안과 밖의 세계가 완전히 별개임을 상징합니다. ‘그러면 보제루는 어떤 건물인가요?’
보제는 중생이 생사 왕래하는 세 가지 세계를 삼계에 투망을 놓아 인천의 고기를 건진다는 뜻입니다. 대체로 사찰의 모든 법요식은 보제루에서 행합니다. ‘또 다른 것은 없는가요?’
아주 많이 있습니다. 소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범종, 법고, 목어, 운판도 있습니다. 이것을 사물이라 하는데 때를 맞춰 쳐서 소리를 내는 일종의 의식용 타악기인 동시에 시방세계, 즉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소리공양구의 의미를 지닙니다. 특히 물고기 모양을 취한 이유는 물고기가 언제나 눈을 뜨고 깨어 있으므로 수행자의 잠을 쫓고 혼미를 경책하려는 의미에서 물고기를 택했다고 합니다.
절은 모든 것이 상징물이다. 사찰 건물을 살펴보면 부처님을 모시는 전각을 기본으로 일주문, 천왕문, 불이문, 보제루 등 상징성과 격식을 갖춘 문루, 그리고 요사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것 하나 깊은 뜻이 담겨있지 않은 것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지상에 펼치는 불국의 세계인 것이다. 대웅전이라고 하는 것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덕호가 대웅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고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누구나 마음을 갈고 닦으면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우리를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다.[관리자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