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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의학 협력회의’ 환영한다 |
2007년12월10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우리나라와 중국의 한방(漢方) 관련 정부 대표자와 전문가들이 전남에 모였다는 소식이다. 고무적이다. 전남은 한약(漢藥)으로 성공할 수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해 환영해 마지 않는다.
이야말로 박준영 전남 도지사의 선견지명(先見之明)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도지사로서 전남이 살아 있는 자연(自然), 숨 쉬는 산야(山野)임을 인식, 한약초 재배의 적지라는 걸 세계 각국에 피알(PR)한 까닭이다.
전남도는 지난 5일 “한·중 한방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동양의학(東洋醫學) 협력회의’가 6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고 밝혔다. 대단히 중요한 회의라고 본다.
이번 회의에는 문창진 보건복지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한국대표단 8명과 왕궈치앙 중국 위생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중국대표단 6명이 참석해 한약재 종자관리 등 한방산업 발전방안에 관해 협의 했다.
특히 한·중 양국은 내년 5월 WHO 총회에서 ‘세계 전통의약의 날’이 제정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고, 만성·난치성 질환에 대한 공동연구 방안을 협의했다.
전남도 대표로 참석한 유지송 보건한방과장은 7일 회의에서 앞으로 중국과 한약재 종자, 종근 관리에 관한 기술협력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참 잘했다고 여겨진다.
그러면 한국 한의학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 분은 누구인가? 조선 말기의 철학자이면서 의학자인 이제마(李濟馬 : 1837~1900) 선생이다. 선생의 사상은 ‘격치고(格致藁)’와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 잘 나타나 있다. 격치고는 동양철학이고, 동의수세보원은 사상의학(四象醫學)이다.
사상의학은 주역(周易)의 태양(太陽)·소양(小陽)·태음(太陰)·소음(小陰)의 사상(四象)을 인체에 적용해 기질과 성격 차이에 따라 인간을 4가지로 나누고 그에 적합한 치료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 학설은 종래의 음양오행의 철리적공론(哲理的空論)을 배격하고 임상학적인 방법에 따라 환자의 체질을 중심으로 치료방법을 제시한 점에 의의가 있으며, 한의학의 한 유파로 계승되어 오고 있다.
다시말하면 천인성명(天人性命)의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사상인(四象人) 장부성리(臟腑性理)의 특징을 발견, 이를 의학에 적용한 것이다.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새로운 발전을 가져 왔다. 또한 일상 생활 속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양생(養生)의 방법론을 함께 제시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는 한방으로 약을 쓸 때, 반드시 사상의학에 의해 체질감별을 해야 한다. 태양인(太陽人) 형, 소양인(小陽人) 형, 태음인(太陰人) 형, 소음(小陰人) 형을 구별해서 병을 다스려야 한다.
이제 우리는 전남교육감에게 다음 몇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한·중 한방산업 발전방안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첫째, 전남교육감은 반드시 각급 학교의 한문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한문은 동양의학 이해 문제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를 제거하면 동아시아 문화는 자멸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상 동아시아 문화권 속에서 발전했고 한문을 통해 민족문화를 성장, 발전시켜 왔다.
허준(許浚) 선생이 지은 유명한 의서인 동의보감(東醫寶鑑) 뿐만 아니라,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 우리의 시(詩)와 역사가 모두 한자로 기록되어 있다.
퇴계와 율곡의 심오한 유학사상은 물론 우리 조상들이 연구한 사서(四書)와 오경(五經)의 유교 경전이 한자로 쓰여 있다.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자랑하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도 한자로 되어 있다.
둘째, 전남교육감은 반드시 교직원들의 한문 연수를 시켜야 한다. 우리 말의 80%가 한자로 되어 있어 한자를 모르면 우리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기 까닭이다. 자국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문화를 창조할 수 있겠는가. 정말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의 역사가 토인비는 그의 유명한 저서 ‘역사의 연구’에서 인류문명의 발전요인은 타문명의 도전에 대한 응전이라 설명하고 있다.
동아시아 세계의 역사를 살펴볼 때, 중국의 황하문명의 도전에 대해 응전하지 못한 민족은 모두 자멸하고 말았다. 중국의 북방에서 대제국을 건설한 흉노, 돌궐, 선비 등과 정복왕조를 세워 한민족을 정복한 거란의 료(遼), 여진족의 금(金), 몽골족의 원(元), 그리고 만주족의 청(淸)나라 등이 그 좋은 예인 것이다.
그러면 황하문명의 도전을 받은 우리민족은 어떠했던가. 우리 조상들은 황하문명의 도전에 대해 슬기롭게 응전했고, 한자(漢字)를 수용해 민족문화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면서 문화민족으로 발전해 내려왔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는 한자 교육에 소홀해 민족의 어휘능력이 저하돼 문화창조 능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우리가 한자 교육을 소홀히 하면 우리의 민족문화는 설 땅이 어디인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전남도 당국은 ‘한·중 한방산업 발전방안’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은 천재일우의 호기회이기 때문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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