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지식혁명’이라는 ‘제 5물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인류 3대 혁명의 하나인 ‘디지털혁명’이 진행되면서 모든 교육 활동이 변화를 강요받고 있다. ‘책의 미래’에서는 책의 권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예견하고 있지만 디지털화는 우리의 생각을 바꿔 놓기에 충분하다.
먼저 ‘전자도서관’의 출현으로 도서관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전자도서관이 생긴 것은 최근의 일은 아니다. 전자 도서관은 책을 광디스크에 저장하여 쥬크 박스에 진열한 후 컴퓨터와 연결하여 정보를 제공한다. 외국에서는 미국의 컬럼비아 대학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LG도서관이 전자도서관의 효시로 확장되면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은 대학 입시를 위해 교과서나 참고서를 가지고 공부하는 독서실로 전락한지 오래됐다. 그런데 이 전자도서관이 출현해 정보 서비스 시설인 본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도서관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지금까지 생각해 오던 책의 개념도 확장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독서매체를 넓은 의미로 해석하게 된 것이다. 소위 하이퍼텍스트가 그것이다. 하이퍼텍스트는 컴퓨터, 웹문서, CD 등의 비순차성의 원리에 의해 정보를 표현하는 것인데, 기존의 문자에 의존하던 독서 매체보다 훨씬 넓어진 개념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정보화 시대 텍스트의 특징이다.
그러면 컴퓨터 기반 독서 매체 환경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먼저 독자중심의 매체 환경 구성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요구되는 것은 독자 사용의 친구성과 독서 사용의 용이성이다. 이렇게 독서 환경이 다매체 환경으로 변함으로써 영상과 동영상 그리고 음성 자료들이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여전히 정보를 교환하고 확인하는 일은 ‘언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매체 환경이 바뀌면서 말과 문자에 기반을 두던 정보 전달이 점차 전자적인 방식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면 컴퓨터 기반 독서 매체 환경의 특징은 무엇인가? 그 특징을 간단히 말하면 다매체적인 특징이 중시되는 정보 사용의 시간이 아주 짧아졌으며 정보 전달이 양방향성이라는 점으로 요약된다고 하겠다. 그러면 이러한 매체환경의 변화가 독서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첫째, 다매체 환경으로 변화하면서 읽기보다는 보기를 지향한다. 둘째, 선조직적인 읽기에서 비선조직적인 읽기로 변화한다. 셋째, 느리고 진지한 글 읽기에서 빠르고 가벼운 글 읽기로 변모한다. 다양한 독서의 모습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위와 같은 독서의 변화된 모습에 걸맞는 전략은 무엇일까? 먼저 정보를 검색하는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주어진 정보에 따라 독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또한 인터넷이나 CD롬 등의 전자 매체에 대한 맹신을 극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독서는 정보를 얻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정보화 사회의 독서라는 광범위한 영역에서 극히 작은 부분을 살펴보았다. 정보화 시대에 걸맞는 독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필자가 항상 주장하듯이 어느 한 부분을 강조하면 다른 부분이 약화되는 속성이 교육 활동에서는 특히 크다.
지금까지 ‘구호’의 교육이 실패한 점이 그것이다. 정보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면서 오히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더 늘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높은 분의 지시에 의해 전시적으로 무엇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고 해도 나는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다’고 주장한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무엇이 어떻게 변화하든 최선을 다하며, 어린이들에게 평생 독서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책을 읽게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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