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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 문제아 |
2007년10월31일(Wed) |
| 안용호<논설위원, 광주 금당초등학교 교장> |
독서는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동안 결과 중심의 독서를 많이 해 왔다. 그 결과 학습독서에서 지식의 획득에 많은 문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21세기 지식정보 사회로 진입하면서 다양한 정보 매체의 발달로 인터넷과 전자 도서관이 생기는 등 독서환경이 급격히 변했는데 매일 TV만 보는 어린이, PC방에만 가는 어린이, 만화만을 즐기는 어린이, 핸드폰에 푹 빠진 어린이 등 독서문제아가 양산되고 있다.
이런 현실의 어린이들을 가리켜 “온실 속에 갇혀 TV라는 꽃만 보면서 씨 없는 열매를 꿈꾸는 인형으로 자라고 있다”고 개탄하는 사람도 있는 형편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60년대부터 ‘독서상담사’이라는 직업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독서상담사가 있기는 있으되 돈벌이를 하는 가정방문 지도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교육당국의 많은 노력에 의해 도서관 교육이 활성화 되고 독서운동이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도 독서 교육은 뿌리를 튼튼히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상담활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기가 어렵다면 담임교사도 노력만 기울인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글에서 필자는 독서 방법은 없다는 당돌한 말을 했다. 사실 그 말을 하기까지는 30년이 걸렸다.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다 보면 방법이 저절로 알아지더라는 이야기다. 우리는 무엇이던지 실천에 앞서 방법을 묻는 경우가 참 많다. 독서상담도 마찬가지다. 우선 TV만보는 어린이를 상담한 사례를 들어 제시해 보고자 한다.
TV만 보는 어린이 K의 어머님께서 학교로 찾아와 하소연을 하였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우리아이가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요? 저희 아이는 식사시간도 잊은 채 TV에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필자는 우선 TV가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몇 가지 말했다. TV는 뇌파에 자극을 주어 멍청한 아이를 만든다는 것, 감각을 마비시킨다는 점, 떼를 쓰는 아이로 만든다는 점, 그리고 시력을 약화시킨다는 점 등을 자세히 말했다. 그리고 나서 부모님이 할 수 있는 일을 말씀드렸다.
“TV시청 시간을 하루에 한 시간 이내로 조절해야 합니다. 어린이가 잠을 자기 전 책을 읽어 주십시오. 가능한 한 어른들이 TV를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또 마음껏 뛰어 놀게 하십시오. 뛰어 논다든가 조립을 한다든가 하는 신체적 활동은 눈과 손, 신체의 활동을 촉진하고 학습 능력을 높여 줍니다. 신체적 건강에 유의하여 영양도 충분히 공급해 주십시오.”라고. K가 공상 과학 만화와 그런 프로를 즐겨 본다기에 공상과학 동화를 읽히면 좋겠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 후 K는 지성스런 부모님의 노력과 선생님의 도움으로 TV시청 시간을 어렵게 줄였고, 공상과학 동화에서 명작동화까지도 차츰 읽어낼 수 있는, 책을 즐기는 어린이가 되었다.
PC방에만 가는 어린이도 마찬가지이다. 학생들이 PC방에 가는 것은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놀 장소가 적당치 않아서, 적당한 휴식처나 놀 장소가 없어서 등일 것이다. 무조건 PC방에 가지만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흥미를 유도하면서 책을 가까이 하도록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독서부진아이면서 독서에 흥미가 없는 어린이나 모든 독서 문제아의 해결은 환경이나 교육적 여건만을 탓할 것이 아니라 주어진 여건에서 우리 스스로가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노력과 의지가 있을 때 가능하리라 여겨진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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