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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를 아느냐고 묻는 사람들 |
2007년10월31일(Wed) |
| 이승배<논설위원> |
얼마 전 길에서 도에 대해 아냐고 묻는 사람들을 만났다. 인상이 참 선해 보이는데, 너무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앞으로 크게 될 사람인데, 집안 조상님중 한분의 기운이 막혀 후손들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대순진리회’에서 나왔다고 한다. 조상님의 원한을 풀어주기 위해 ‘천도제’를 지내야 한다고도 말했다.
아직도 이런데 현혹되는 사람이 있나 싶어 웃고 지나쳤지만, 여전히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그들이 다가와 도에 대해 아느냐고 묻고 있다. 지난 1998년 대순진리교 사건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 세력이 잠시 주춤하나 싶더니, 내부 분란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 이후, 계파중 하나가 재건을 위해 다시 모금활동(?)을 벌인다는 소문이다.
종교의 기원을 살펴보면 원시시대 샤머니즘 형태가 그 기원이 아닐까 싶다. 현대 과학의 발달로 종교에서 주장하는 초자연적인 현상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부분 해소되었으나, 여전히 종교는 과학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런 불확실성과 더불어 인간의 본능적인 두려움과 불안감이 종교적 귀의를 부추기는 모양이다.
물론 종교에 대해 옳다 그르다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종교가 사회에 해악을 끼치거나 물의를 일으킬 경우, 그에 대한 평가문제는 별도라 생각한다.
몇 년 전 대순진리교는 신흥 종교를 표방하며, 많은 신도들을 불러 모았다. 하지만, 이내 천도제 명목으로 서민들의 돈을 갈취하는 일이 벌어져 검찰 조사를 받았고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무리한 길거리 포교가 그 주요 원인이었다. 종교 교리의 옳고 그름을 떠나, 행인을 붙잡고 조상의 기운이 막혔다고 겁을 주고, 천도제 명목으로 수백만원씩 받아내는 일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실제로 조상님의 한을 풀어주고 그 사람이 잘된다는 보장이 있다면, 문제는 없겠지만, 실제로 증명된 사실은 전혀 없다. 그런 이론은 오히려 샤머니즘의 연장선상이 아닌가 싶다.
삼국지에는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신흥 종교가 생겨나고 사람들이 쉽게 현혹됨을 지적한다. 학력위조에, 잇따라 터져 나오는 고위자 뇌물연루 사건, 정치인들의 수준이하의 행태 등을 바라보면, 새삼 신흥 종교가 생기고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을 기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집값이 올라가고, 물가가 비싸지고, 기름값까지 비싸져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도 어려운 사람들은 더욱 추위에 떨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나라 안으로는 대선이 있고, 밖으로는 북핵문제에 중동지역 분쟁 문제로 시끄럽다. 이럴 때일수록 나라를 이끄는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하는데 현실은 정 반대인것 같다.
대학총장이 입학청탁 문제로 돈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고, 세금을 걷어야할 국세청은 뇌물 문제로 청장이 검찰청사를 들락거리기에 바쁘다. 국회의원들은 국정감사장에서 선거 대리전을 치르느라 민생이 어떻게 되어 가는지 관심도 없는 모양이다.
어쨌든, 대선이 다가오고 후보간 대립각을 세우더라도, 본연의 임무는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국정감사는 내팽개친 채, 상대 의원에 대해 욕설하고 상대 후보를 비난하는 소리를 텔레비전만 켜면 듣게 되어 버렸다. 이런 식의 네거티브 공세는 결국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 뿐이다. 칼로 일어선 자 칼로 망한다라는 옛 속담도 있지 않는가?
좀 더 재미있고, 상대를 칭찬하는 그런 여유는 우리나라 윗사람들에겐 요원한 일인지 묻고 싶다. 만약 바라는 바가 있다면, 지도자들이 신명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몸소 실천해 주시라는 것이다. 국회에서 소리 지르고, 욕하는 모습은 바라보는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문득, 혼란스러운 국정감사 현장과 막말에 수준이하의 행태를 보이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저들의 조상님들도 맺힌게 많아 천도제 한번 지내드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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