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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해협력 앞당기는 백두산 관광 |
2007년11월12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현대그룹이 북측과 직항로를 이용해 백두산(白頭山) 관광을 내년 5월부터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다. 고무적이다. 그것은 분단 59년 만에 중국을 경유하지 않고 백두산을 직접 관광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직항편을 타고 겨레의 영산 백두산으로 바로 날아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이는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한걸음 더 앞당길 쾌거임에 틀림없다. 금강산관광이 시작된지 9년째이지만 백두산관광은 이보다 훨씬 값진 결과인 것이다.
금강산관광이 이산가족 상봉의 길을 터 줬다면 백두산관광은 우리의 역사를 세계에 널리 알릴 좋은 기회라고 본다. 백두산을 중국에선 장백산이라 해 마치 자신들의 산처럼 선전하고 있지만 백두산은 예부터 한민족(韓民族)의 발상지로, 곧 단군(檀君)이 탄생한 성지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단군의 탄생은 이렇다. “옛날에 환인(桓因)의 서자 환웅(桓雄)이 항상 뜻을 인간세상에 두거늘, 아버지가 아들의 뜻을 알고서 천부인(天符印) 3개를 주어 세상에 내려가 사람을 다스리게 했다. 환웅이 무리 3천을 거느리고 태백산(백두산) 꼭대기의 신단수(神壇樹) 밑에 내려왔다. 이곳을 신시(神市)라 이르고 이분을 곧 환웅천왕(桓雄天王)이라 불렀다. 그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를 거느리고 곡(穀)·명(命)·병(病)·형(刑)·선(善)·악(惡) 등 대체로 인간의 360여 가지 일을 맡아서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했다. 그때 곰 한마리와 범 한 마리가 같은 굴 속에 살면서 항상 환웅에게 빌되, 원컨대 사람이 되어지이다 하거늘, 한 번은 환웅이 신령스러운 쑥 한 자루와 마늘 20톨을 주면서, 이것을 먹고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아니하면 곧 사람이 되리라 했다. 곰과 범이 이것을 받아서 먹고 근신하기 3·7(21)일 만에 곰은 여자의 몸이 되고, 범은 참지 못해 사람이 못 되었다. 웅녀(熊女)는 그와 혼인해 주는 이가 없으므로 또 신단 아래서 축원하기를 아이를 배어지이다 했다. 환웅이 이에 잠깐 변해 결혼해서 아들을 낳으니 단군왕검(檀君王儉)이라 했다.”
이는 단군신화(檀君神話)다. 단군은 우리나라 국조(國祖)로 받드는 최초의 임금이다. BC 2333년 아사달(阿斯達)에 도읍을 정하고 단군조선(檀君朝鮮)을 개국했다. 개국이념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일찌기 우리는 개천절(開天節)을 설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런 우리 민족 신화가 있는 백두산은 ‘흰 색깔의 부석이 산을 덮어 마치 하얀 머리 모양을 나타내고 있다’해 생긴 이름이다.
백두산관광이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이는 분명코 남북화해시대가 결실을 맺어가고 있고 우리의 국력이 커지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 대선에서 어느 당이 집권해 다음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거대한 역사의 물길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영산을 우리민족의 손으로 가꾸고 지켜서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주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 백두산의 역사가 왜곡되고 잘못 보존된다면 이는 우리 민족의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백두산 주변에서 발견되는 여러 지질정보에서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다시 일어날 징조가 나타나 지질학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백두산 화구호 주변에 화산 분기공이 많이 관찰되며 지하의 뜨거운 지열류에 의해 뜨거운 온천수가 여러 곳에서 용출되고 있고 지하의 지역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 1만년 사이에 백두산 지역의 화산분출 활동 간격은 1300~1500년이었다. 일본 규슈대의 화산물리학자인 에하라(江原) 교수는 이를 토대로 100년 이내에 백두산 화산분출이 재개된다고 예측했다.
장백온천마을에 설치된 화산관측소의 화산성 지진 발생 횟수는 1985년 3회, 1986년 12회, 1991년 29회, 2000년대에 240회로 급증했다.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방에 물과 휘발성분이 증가해 내부 압력이 점차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대 지진화학실험실은 장백온천 가스를 분석한 후 일본의 화산지역과 유사한 헬륨가스를 확인했다.
백두산에 지진관측소를 설치해 화산활동을 남북이 공동으로 연구해야 한다. 백두산에서 과거와 같은 대규모 화산 폭발이 다시 일어난다면 지구의 기후 환경 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화산 분출물로 인한 피해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에 미치기 때문이다.
천지(天池) 주변의 백두온천과 용암대지 위의 제운온천, 금강온천은 화산 정보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다. 백두산의 온천분기공 가스 연구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모쪼록 이번 합의가 차질 없이 이행되고 북한과의 관광교류가 더욱 활성화하길 기대한다.
북한 당국은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수준에서 요금이 결정되고, 숙박시설 및 안전대책 면에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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