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제도에 따른 부작용의 폐해가 심각하다. 보건복지부와 의사단체가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대결상태에 있다. 충격적이다.
의사가 환자에게 무슨 상표의 제품을 사라고 하는 대신 이러저러한 성분의 약을 구입하라고 하는 ‘성분 처방’이 9월부터 시범실시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미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앞으로 집단휴업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의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보건복지부가 의사들의 ‘직관’을 무시한 결과인 것이다.
의사들은 증세가 다른 환자에게 투여할 약은 직관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직관이 없다면 로봇이 의사 구실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정부는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국립의료원 한 곳에서 실시해 보고 결과에 따라 제도화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환자만 고통을 받는다. 환자가 무슨 죄가 있는가.
성분명 처방제가 실시되면 약사는 지정된 성분이 든 개량신약(오리지널)이나 복제약(제네릭)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된다. 오리지널은 특허기간을 기준으로, 제네릭은 의사처방 유무에 의해 구분된다.
의료계의 반발은 제품에 따라 서로 효과가 다른데도 이를 무시하는 것은 의사의 처방권을 제한하고 국민건강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복제약이 오리지널 약과 같은 효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한 객관적 신뢰가 없는 상황에서 약사에게 제품 선택권을 맡기는 것은 자칫 불량제품을 양산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의료계는 시범 실시에 적극 참여 ‘성분명 처방’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가를 체험해 보아야 한다.
정부도 시범기간을 성분명 처방을 밀어붙이는 계기로 삼을 것이 아니라, 과정 평가와 결과 분석에 의료계의 견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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