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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사회가 돼야 한다 2007년08월20일(Mon)
　거짓 학력(學歷) 소동이 잇따르고 있다. 충격적이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 사건을 계기로 어느 정도 가짜 학력 색출 신드롬이 번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거셀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요즘 사회 전반을 가득 메웠던 ‘가짜’의 흔적을 목격하고 있다. 위조 학력이 하루가 멀다 하고 튀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유명 TV 인테리어 전문가, 영어 강사, 문화계의 명인마저 가짜 학력의 주인공으로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한심스럽다. 

가짜를 한자어(漢字語)로 표현하면 ‘부실(不實)’이다. 좌전(左傳)에 이말이 처음 등장한다. 진(晋)나라 고관 양처보라는 사람이 위(衛)나라를 방문한다. 돌아오는 길에 양처보는 영읍이라는 곳에 들른다. 날은 이미 저물었다 싶어 그는 한 여인숙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의 신분 때문일까, 아니면 차림새 때문일까. 여관 주인은 양처보를 특별한 사람으로 간주했다. 양처보가 떠나던 다음날 주인은 그를 따라 나선다. 뭔가 특별한 일이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한참 동안이나 양처보를 따라가던 주인은 어느 날 동행을 멈추고 집으로 돌아온다.

길을 떠났다 느닷없이 돌아온 그를 보고 아내는 의아해한다. “왜 돌아오신 게유?” 이쯤으로 물었을 법하다. 사내의 대답은 이렇다. “그 사람 보기보다 다르더구먼.”

주인이 양처보라는 인물을 묘사한 내용은 이렇다. “성정(性情)이 강해 한쪽으로 치우치고, 말이 번드르르하지만 내용이 없다. 이런 성격은 다른 사람과 쉬이 원한을 맺을 것이어서 복보다는 화가 따른다.”

겉은 그럴듯하지만 알맹이가 없다는 뜻의 ‘화이부실(華而不實)’이란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온 것이다.

각계는 이제부터라도 지낼 력(歷) 자 학력(學歷)은 경시(輕視)하고, 힘 력(力)자 학력(學力)을 중시(重視)해야 한다. 학력(學力)은 공부하는 힘의 성과물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과거 한때의 실력에 불과한 학력을 출신대학 기준의 학력(學歷)으로 고정해서 보는 자세다. 실력이 고정된 게 아니라, 자신을 갈고 닦는 노력에 따라 변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른바 ‘절차탁마(切磋琢磨)’가 그것이다.

정부 당국은 인재를 발굴할 때에 반드시 ‘옛날 실력보다 지금의 실력’이 낫다는 것을 십분 인식하고 인재 등용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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