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합천군에 ‘일해공원’이라는 시민 공원이 있다. 이 공원의 이름은 원래 ‘새천년 생명의 숲’ 공원이다. 그러나 지난 1월에 합천군에서 그곳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따서 ‘일해공원’으로 변경했다. 이 때문에 각계 시민ㆍ사회단체서 반발을 했었고 지금도 대립 중이다.
최근 일해공원 반대 경남대책위원회가 이곳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화려한 휴가’라는 영화를 23일 저녁에 상영하겠다고 지난 13일 합천군에 협조 공문을 보냈으나 합천군은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그 이유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취침 방해와 수목 관리 훼손’ 등을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결정적인 이유는 합천 출신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과오를 군민들에게 보여주기를 꺼려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떳떳하지 못한 처사다.
이에 대해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군청에서 주최하거나 지원한 예술 공연이 최근 계속 같은 장소에서 열렸는데, 영화 상영 때 계획하고 있는 음향보다 더 높았다”면서 “취침방해는 이유도 되지 않고, 수목 훼손도 이유가 안 된다”며 “상영을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화 홍보 현수막 도난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시했다.
역사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합천군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눈 가리고 아웅’은 ‘눈 가리고 고양이 소리를 흉내 내다’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이를 신문지상의 표현 등으로 해석하면 ‘國民의 눈을 가리고 政府가 고양이 소리를 흉내 내는’ 식이라는 말로 많이 쓰이는데, 다시 해석하면 ‘두 눈뜨고 뻔히 보고 있는 국민의 눈을 가리다니...’로 표현함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멀쩡한 역사의 진실을 군민들에게 숨겨서는 안 된다. 이는 동서화합에도 이롭지 못하다. 진실을 알려 용서와 화합을 이끌어 내야 한다. 광주 학살의 대표적인 인물을 ‘출신지’라해서 옹호하려는 태도도 올바르지 않다. 또한 전두환 전 대통령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5.18특별법에 의해 1심에서 사형 선고까지 받았다. 지금도 재산을 숨긴 채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으며 ‘전재산 29만원밖에 없다’ 라는 한심스런 유행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합천군은 반드시 영화 ‘화려한 휴가’를 상영하는데 협조하여 합천군민들에게 우리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영호남 화합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는 한민족이며 사실된 역사를 후세에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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