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9년 3월 개원 예정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개별 학교당 입학 정원은 150명 이하로 하되 로스쿨마다 입학 정원이 차등 배분될 전망이다. 매우 고무적이다.
교육부는 1일 개별 로스쿨 입학정원상한선(150명)과 법학교육위원회 운영방안 등을 담은 법학전문대학원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다.
이야말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없지 않으나 우리는 잘한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법조인 양성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시작된 사법개혁 의제는 최근 가시적 성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공판중심주의와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을 통해 법원이 재판의 중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국민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형사재판의 길이 열렸다. 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선발하는 법조일원화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미결 과제가 적지 않지만, 이 정도로도 선진 사법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가할 만하다.
로스쿨을 준비 중인 전국 40개 대학의 치열한 유치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개별 로스쿨의 입학 정원은 특정 지역과 대학에 편중되지 않도록 탄력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교원과 시설ㆍ재정 등 교육 여건과 총 정원을 감안해 배정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이동진 대학원개선팀장은 “150명, 130명, 100명 식으로 학교별로 차등 배정하는 원칙을 세웠다”며 “개별 대학 정원 하한선은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입생 선발 때 장애인ㆍ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을 위해 공개경쟁 방식의 특별전형도 가능하다. 교육과정은 법조윤리 법률정보의 조사 법문서 작성 모의재판 실습과정을 의무적으로 개설하고 현장 교육을 강화한다.
학생들은 연간 1회 이상 적성시험을 치러야 한다. 국내외 다른 로스쿨이나 법학부 졸업자(학사)에게는 15학점까지 학점을 인정해 준다.
전임교원은 20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 가운데 5분의 1 이상은 판검사나 변호사와 같은 실무경력자를 뽑아야 한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2명이다. 모의법정ㆍ법학전문 도서관ㆍ세미나실 등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전국 40개 대학은 지금까지 2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고 그만큼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로스쿨에 운명을 걸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리나라에 로스쿨 논의가 시작된 지는 어언(於焉) 13년이 됐다. 1995년 세계화추진위원회는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가능한 한 저렴하게”라는 슬로건(slogan)을 내걸고 법조인 수의 획기적 증원과 법률가 양성제도의 개혁을 주창했다.
당시 법조인 수는 증가했지만 법률가양성제도의 개혁에는 실패했다. 그 결과 고시촌이 부흥했고, 전 학부의 고시화를 초래한 것이다. 관료적인 법률가 연수기관으로 출범했던 사법연수원은 1000명의 대량인원을 법률소비자의 수요에 맞추어 교육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런 문제들이 누적되어 마침내 로스쿨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앞으로 특정 집단의 이기심(利己心)이 제도의 취지를 왜곡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은 만민의 평등인 까닭이다.
정부는 반드시 전문대학원에 대한 규제와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법조인 양성은 법조인에게 맡겨야 되기 때문이다. 학생 정원도 학교에 맡겨야 한다.
정부는 또 학비가 문제임을 십분 인식해야 한다. 3년제인 로스쿨을 마치려면 1억~2억원이 들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 까닭이다. 돈 있는 사람만 로스쿨을 다닐 수 있게 방치하면 우리 사회의 건강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헌신하는 전문성도 길러야 한다. 특권적 소수 엘리트 시대를 끝내고, 정말 국민에게 봉사하는 법전문가의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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