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총회는 러시아 소치를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했다. 우리가 준비한 만큼 우리 것인 줄 알았던 국민은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평창 애향(愛鄕) 주민들은 눈물을 쏟고 말았다. 평창은 러시아 소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허를 찔렸다.
비록 뜻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한적한 산골 마을 평창의 연이은 도전은 아름답고 값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자연이 오염되지 않은 평창과 강원도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이후 장장(長長) 8년간 모든 주민이 정직한 마음으로 한 덩어리가 돼 유치 작업에 매달렸기 때문이다.
유치를 기원하며 길을 닦고 꽃밭을 가꿨으며 어려운 형편에도 동계스포츠 낙후 국가 청소년들을 초청해 스키와 스노보드를 가르쳤다. 그 결과 2월 현지 실사는 물론이고 과테말라에서의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물량 공세와 냉혹한 국제 스포츠 정치의 벽을 못 넘었다. 따라서 평창은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던 4년 전 체코 프라하 총회에서와 마찬가지로 2회 연속 역전패 했다.
이번 실패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 유치를 전제로 추진했던 개발 계획은 어떻게 할 것인지 생산적으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 지금 당장이야 허탈감으로 힘이 빠져 미래가 안 보이겠지만 분명히 두 차례의 실패를 통해 축적된 경험은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자산을 한순간에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다시 도전해야 한다. 우리는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할 줄 아는 끈기 있고 건강한 삶의 의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약점으로 드러난 스포츠 외교력을 보완하고 동계스포츠의 경기력을 높여 나가야 할 시점이다. ‘예스 평창’을 외쳤던 강원 도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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