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야외 작업이 많은 사업장들은 무더위를 씻어줄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바쁘다. 한낮을 피해 작업시간을 조정하거나 얼음조끼나 옥외 에어컨을 준비하기도 한다.
또 빙과류를 제공하거나 에어자켓을 지급하는 사업장도 있다. 몸을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는 사주(社主)의 선심(善心)으로 근로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조치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해 마지 않는다.
하절에 무엇보다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 중 가장 치명적인 것은 질식재해다. 지난해 여름, 제주도의 한 제지공장 폐수처리장에서 설비 점검을 위해 밀폐공간 내부로 들어간 근로자가 유독가스에 질식해 쓰러진 사고가 그것이다.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사고는 일반 재해보다 사망할 확률이 3배 가까이 높다고 본다. 통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 동안 질식사고로 149명이 사망했고 51명이 부상했다. 특히 6~8월의 여름철에만 전체 사망자의 41.6%(62명)가 발생했다. 또 질식 사망자 10명 중 1명은 밀폐공간에 쓰러진 동료를 구하려고 내부로 들어갔다가 쓰러져 숨졌다. 안타깝기 그지 없다.
여름철에 유독 질식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온이 상승하고 잦은 호우로 인해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지면서 맨홀이나 저장탱크와 같은 밀폐공간에 산소가 부족해지고 유해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밀폐공간이 치명적인 위험 장소로 바뀌는 까닭이다. 이곳에서 안전조치 없이 작업하면 산소결핍에 의한 의식 상실이나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으로 사망한다.
밀폐공간의 질식사고를 예방하려면 3가지 정도의 안전수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밀폐공간에서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반드시 측정해야 한다.
둘째, 충분한 환기를 실시해 유해가스를 빼내고 신선한 공기로 바꿔야 한다.
셋째, 밀폐공간에서 사고가 발생, 구조를 할 때에는 반드시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들어가야 한다.
산업현장에서는 반드시 ‘사고 에방 훈련 실시 연구’에 심혈(心血)을 경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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