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은 모계중심의 군집을 이루고 살고 있으나, 인간은 어느 부족이나 부계중심의 혈통주의를 고수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임을 자랑하면서 각 성씨들은 조상의 혈통을 자랑하면서 족보를 지키기에 힘써왔다.
그러나 시대의 변천에 따라 남녀평등에서 여성상위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면서 우리의 전통 가족제도가 부계중심에서 쌍방선택중심으로 전환되고 모계중심으로 되어 가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유전공학의 발달은 여성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인공수정에 의해 우량의 정자를 받아들여 분만을 하게 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혼에 따른 자녀의 성(姓)문제와 혼전 사생아의 성(姓)문제는 모계중심 가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참여정부와 여성 단체에서 추진해온 호주제 폐지 민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앞으로 호주제는 폐지되고 개정된 민법에 따라 자녀들은 법의 보장을 받으면서 어머니의 성(姓)을 따를 수 있게 되었고 그에 따른 전통적 우리의 족보체제는 무너지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동안 여성계에서 추진해온 호주제 폐지를 유림에서는 반대 해왔으나, 여성의 손을 들어준 현 정부와 국회는 여성상위 시대에 알맞은 법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개정된 민법에 의하면 호주제 관련 규정을 모두 삭제하고 자녀는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혼인 신고 시 부부의 합의에 의해 어머니 성을 따를 수 있도록 했으며, 호주제 폐지에 따라 호적법을 대체할 법률이 제정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기존의 호적을 대신할 가족관계 등록부가 사용된다.
3일 대법원에 따르면 가족관계 등록부는 호적상의 호주와 가족을 각 개인별로 나눠 한사람마다 하나의 등록부 1인 1적(籍)형태로 작성되는 게 특징이며 기존의 민법상의 가족의 범위가 부계 8촌, 모계 6촌의 개념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한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등으로 현실화 된 것이다.
그러나 각종 신분 변동기록 검색에 필요한 본적은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민법개정안에는 호주제 폐지뿐만 아니라 동성동본 금혼제도도 폐지됐다. 다만 8촌 이내 혈족이거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 등은 사회통념상 근친혼으로 혼인을 제한했다. 또 이젠 입양할 때 양부의 성이나 본을 그대로 따를 수 있는 친 양자 제도가 신설됐다.
따라서 입양한 자식의 경우도 이전의 친족관계는 모두 소멸돼 법적으로 친자식처럼 키울 수가 있다. 법은 인간사회에서 필요에 따라 만들고 개정해가고 있다. 이번에 개정된 호주제폐지 민법이 우리의 전통윤리를 허물어트리는 악법이 된다면 도리 킬 수 없는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악법으로 전락 될 것이므로 우리는 남의 일이 아니니 지켜만 볼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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