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전체회의를 열어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 발언이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결론짓고 대통령의 자제와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끔찍할 것” “제 정신 가진 사람이 한반도 대운하에 투자하겠는가” “독재자의 딸이 한국의 지도자가 되면 곤란하지 않겠느냐”는 등의 발언이 선거 관리의 책임을 가진 대통령의 중립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두 번이나 선관위로부터 같은 경고를 받은 데 이어 세 번째 경고를 받았다.
이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법질서를 앞장서 수호해야 할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와 선관위의 경고를 무시하고 거듭 법질서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헌정(憲政)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일부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선관위의 결정이 엄정하고도 독립적인 원칙과 과정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평가하고 존중한다. 특히 중립의무위반이라는 판단은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정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는 무척 착잡하다.
선관위가 독립·중립적 헌법기관이지만 대통령의 위법에 대한 강제적 이행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형사 소추를 면제받는 예외적 지위를 누린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대통령의 정치적 자유를 거론하며 헌법소원 등의 쟁송을 내겠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의 결정은 이번 발언이 “대통령의 정치적 자유에 속한 단순한 의견개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즉각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국민은 법을 어긴 대통령을 섬겨야 할 불우한 처지에 놓인 까닭이다.
청와대 당국은 대통령을 잘 보필해 선관위의 결정에 승복하고, 사과와 반성이 표명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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