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안되면 국회의원·시장 고발…정치적 논리 안된다”
광양시 “전국대학 상대 공모 거쳐 특성화 공대 설립 검토”
순천대학교 장만채 총장은 지난 24일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이 무산되면 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순천대 70주년기념관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양캠퍼스설립 관련 설명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장 총장은 “만약 광양캠퍼스 설립이 안 되면 반대한 서갑원 의원(민주당·순천)과 노관규 순천시장을 고발한 뒤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다른 대학이 광양에 설립되면 순천대와 순천시의 미래에 좋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정치적 논리로 시와 대학의 미래를 놓고 표를 얻으려 하면 안된다”고 정치권을 비난했다.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추진 과정에서 오랜 침묵을 지킨 장 총장의 강도 높은 발언은 최근 서 의원의 ‘선 시민의견 수렴, 후 추진’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가 캠퍼스 설립 비협조로 돌아선 것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순천대의 예산지원요청을 받고 50억원을 지원한 광양시도 정부와 순천대, 순천 정치권의 줄다리기를 지켜보며 기다리는데 시간적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라는 예측도 발언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광양시 관계자는 앞서 “연말까지 광양캠퍼스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전국대학을 상대로 공모를 거쳐 광양에 특성화 공대를 설립하는 방안을 찾겠다”며 “남부지역에 유수의 공대를 유치하는 것이 시의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 항만·산업도시를 지향하며 네덜란드 국제물류대학을 유치한 경험이 있는 광양의 경우 순천대 광양 캠퍼스 설립에 제동이 걸리자 반드시 순천대일 필요는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 순천대에 600억원의 지원금을 내놓으면서도 캠퍼스 설립이 광양-순천 지역 간의 갈등 국면으로 전개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감을 갖는 지역민도 늘고 있다.
순천대 기획협력실 관계자는 “교과부가 정치권의 입김에 의해 광양캠퍼스 설립에 제동을 걸고 있는 현실 속에서 광양에 다른 대학이 들어오면 학교의 운명은 더욱 불투명해진다”며 “대학서열화와 학생 수 감소라는 악조건에서 지역정치권이 대학의 미래를 걱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순천대 광양캠퍼스 설립은 광양시 마동 커뮤니티센터 등 일원에 캠퍼스를 마련하고 2010년 3월께 조선해양공학, 제철금속공학, IT융합공학, 친환경에너지공학과 등 4개학과 12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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