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중항쟁 27주기 추모 행사들이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광주에 올 12월에 있을 대통령선거에 나설 각 당이나 정파의 유력 후보들이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
유력 대권주자들은 물론 중앙정치권의 주요 인사들까지 대거 광주로 몰려 중앙정치의 축소판이 될 전망이다.
지난 13일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5·18 광주민중항쟁 기념 마라톤대회에 참석한 것으로 시작해 오는 17일에는 범여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광주를 방문해 3일간이나 머무른다고 한다. 또 다른 예비후보들도 줄줄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올 대통령선거에서 호남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눈치 챈 모양이다. 범여권의 예비후보들은 광주를 발판삼아 본선후보에 입성해 대통령에 당선되는 것이 목표일 것이고,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득표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 올려야 대통령이 된다는 계산아래 5·18 광주를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 예비후보들의 이러한 정치적인 계산들에 의해 5·18 희생자들의 넋과 그 숭고한 뜻을 기리는 추모 행사들이 퇴색되어서는 안 된다. 이들의 정치 선전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27년 전의 오월 광주시민의 피눈물은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이롭게 하는 피눈물이 아니었다.
그 날의 피와 눈물은 오직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바치는 광주시민들의 우국충정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러한 숭고한 뜻을 지금의 정치인들은 정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이는 5·18 희생자들을 분노케 하는 정치적인 계산밖에 다름 아닐 것이다.
또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열을 겪었고, 지금은 군소 정파로까지 호남권의 정세가 산산이 갈라진 작금의 현실에 호남의 민심을 얻어 보려는 각 정당과 정파들의 움직임을 오월의 영령들은 두 눈 부릅뜨고 똑똑히 바라보고 있다.
오월 그날의 피눈물은 결코 오합지졸의 정치행태를 벌리고 있는 파렴치한 정치인들에게 바치는 눈물이 아니다.
희생자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추모행사장을 정치적인 선전장으로 이용하는 것도 하늘에서 용서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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