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씨가 신바람나는 역전 우승을 하며 월계관을 써 고무적이다. 이봉주씨는 불혹을 눈앞에 둔 설흔 일곱의 나이다. 그 나이에 풀코스를 완주만 하기도 어려운데 세계의 건각들을 물리치고 우승했다는 것은 여러면에서 값진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우리는 만강의 사의를 표해 마지 않는다.
‘이봉주는 아직 살아 있다’는 신화를 창조해 냈고 국내 마라톤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리라고 본다.
이봉주씨(37·삼성전자)는 18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42.195km 구간에서 벌어진 07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78회 동아마라톤에서 폴 키프로프 키루이(27·케냐)를 따돌리고 2시간08분04초로 우승했다.
이번 기록은 역대 한국 4위이며 한국 선수가 참가한 국내 레이스 가운데 최고다. 시즌 초반이지만 세계 1위의 기록도 덤으로 얻었다.
이봉주씨의 마라톤 인생은 영욕과 좌절의 연속이었다. 스물을 갓 넘긴 새내기가 90년 전국체전에서 우승하자 떠오르는 별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96년 아틀랜타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는 금메달 못지 않게 화려한 은빛으로 물들었다. 한국 마라톤계의 샛별로 자리매김 했다.
하지만 이봉주씨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99년 이른바 ‘코오롱 사태’로 둥지를 잃고 방황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선 레이스 도중 넘어지는 불운 속에 24위에 그쳤다. 그러나 이런 시련도 그의 마라톤에 대한 욕망을 좌절시키지는 못했다. 2001년 제105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서 대한민국의 마라톤 실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는 세계 최고 권위의 마라톤 대회인 것이다.
이봉주씨는 좌절하지 말고 ‘지구력’을 가지고 꾸준히 정진해야 한다. 이른바 ‘지성 감천(至誠感天)’이 그것이다. 즉 굴하지 않으면 성공한다.
매일 30킬로를 뛰는 피나는 연습, 그의 오기와 성실성이 설흔 일곱 나이에 2시간 8분대의 기록을 내게 한 것이다. 도통한 그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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