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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전으로 밀려난 서민경제 2007년03월01일(Thu)
　유통시장 개방 10년이 채 안된 기간에 대형할인점이 2백여개로 늘어나면서 우리 이웃의 친근한 구멍가게들이 14만개나 문을 닫은 것으로 밝혀졌다.

구멍가게는 대부분이 서민들이 운영하고 서민들이 이용하는 소규모 점포라는 것을 생각하면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고통은 서민들만 뒤집어 쓴 꼴이어서 안타깝다. 글로벌화를 지향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유통시장 개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대형할인점의 경우 상품의 질이 재래시장보다 나은 것도 아닌데다 할인점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물건 값도 재래시장보다 싸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스란히 서민들의 몫이 되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유통시장 현대화란 이름으로 나타난 대형할인점의 경우 대부분 대기업이 투자하고 대기업이 경영하는 대기업그룹에 속한 소매업소다. 유통시장 개방 초기에는 외국인이 투자한 업소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홈플러스 등 몇몇을 제외한 거의 대다수가 대기업그룹 업체들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전국의 대형할인점들이 전국의 시·군 지역까지 장악해 이제 시·군의 구멍가게들도 문 닫는 곳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지역 점포마다 시도 때도 없이 점포정리 세일이 벌어지고 구멍가게의 인테리어를 바꾸는 일이 다반사로 행해지는 것을 보면 영세 점포의 상행위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가늠하게 한다.

지난해 4월부터 대형마트 신설 허가제, 취급품목 제한, 영업시간 일수제한 등을 내용으로 한 대형마트를 규제하기 위한 법률제정문제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유통시장 개방 때 제출된 양허조건상 추가 규제가 불가하다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정부 때문에 입법화가 어려울 것이란 것을 생각하면 영세 상인들만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여 안쓰럽기까지 하다

양극화 축소를 말하면서도 오히려 더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 일자리 창출을 외치며 기업의 투자기회를 막고 예산을 앞당겨 사용하고도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값을 내려 서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주겠다면서 집값을 올려 서민들로부터 그 기회를 박탈한 것, 300조원에 육박하는 나라 빚을 남긴 것 등은 그동안 정부가 철저하게 서민생활을 도외시한 사례들로 시행착오는 이제 이것으로 그쳤으면 하는 바램이다.

문 닫은 14만여개 구멍가게 주인들이 지금 무엇을 하는지 챙겨보았는지 궁금하다. 이래도 유통시장 개방은 참여정부의 일이 아니었다고 발뺌하겠는가. 남은 임기 중 서민들의 삶이나 보살펴주기를 바란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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