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해보다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왔던 겨울이 지나가고 드디어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빙판운전에서 해방됐지만 빗길운전을 조심해야 하는 시즌이 온 것이다.
운전자라면 빗길 도로가 미끄럽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리고 빗길에서 감속하는 것은 안전운전의 기본이란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빗길운전은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차량의 주행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초보 티를 벗어나면 잊어버리는 것이 보통이다. 주위 분들에게 한번 물어보길 바란다. 빗길에선 몇% 감속운전 해야 하는지? 십중팔구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실 것이다.
도로교통법에서 규정하는 빗길에서의 감속은 20%이다. 시속 100km가 최고속도인 고속도로라면 빗길 최고속도는 80km이다. 비가 오고 안개까지 낀다면 속도를 50%까지 감속해야 한다. 도로에서 느리게 간다는 이유로 뒤 따르는 차량들의 경음기와 상향등 세례를 받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다수 운전자들은 감속보다는 “빨리빨리”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주행을 습관처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비 오는 날 잘 미끄러지는 이유는 수막현상 때문이다. 물 위를 질주하는 모터보트가 빠르게 달리는 원리와 같다. 타이어와 도로 사이의 물 때문에 접지력(마찰값)이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타이어가 노면과 마찰하지 못하므로 자동차는 운전자의 제어 범위를 넘어서고 이는 속도가 증가하면 증가 할수록 심해진다.
수막현상은 몇 가지 주의만 기울이면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우선 타이어의 공기압을 조절해 타이어가 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무엇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빗길에서 20%의 감속운전을 지키는 것이다. 수막현상을 없앨 수는 없지만 타이어의 과학을 이해하고 있으면 좀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2006~2009년 국토 해양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빗길 제동거리는 평상시보다 평균 4.2m, 최대 8.8m까지 길어진다고 한다. 교통사고 충돌 때 제동거리가 30cm만 길어져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 잊지 말길 바라며, 더 늦기 전에 이 수치가 얼마나 엄청난 수치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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