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강진군번영회원 등 강진군민 40여명은 21일 낮 12시 광주 광산구 소촌동 광주지방경찰청사 정문 앞에서 경찰의 군민장학회 수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피킷시위를 가졌다.
군민장학기금 조성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전남 강진군과 광주경찰청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피조사기관이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수위의 공개 비판을 가한 것은 도를 넘어선 ‘자기방어’라는 지적과 함께 경찰의 매끄럽지 못한 수사 관행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황주홍 강진군수는 21일 오전 강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이 지역 정치세력과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며 “나를 제외한 강진 공무원들은 이달까지만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며 수사거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이어 황 군수는 “감사원 감사 4~5개월과 전남경찰청 수사 4개월, 광주경찰청 수사 3개월이면 경찰도 할 만큼 했고, 우리도 받을 만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군민장학재단과 관련된 자료요청과 공무원들에 대한 소환을 이달 말까지 끝내지 않으면 이후에는 모든 요구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황 군수의 이날 기자회견을 두고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은 장기간 수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행정기관이 경찰의 수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행정기관이 사법기관의 공적 업무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표현까지 써 가며 폄훼하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경찰의 절제되지 않은 압수수색과 자료요청 등의 수사 관행이 이번처럼 피조사기관의 불만을 표출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동일 사안에 대해 전남경찰청과 광주경찰청이 연이어 수사를 진행한데다 수 차례에 걸친 압수수색 및 계좌추적 등이 피조사자들의 피로도를 높이고 행정공백을 초래시켰다는 것이다.
더욱이 지방경찰청을 바꿔 진행된 수사 자체가 경찰의 효율적이지 못한 수사를 반증하고 있으며 경찰의 신뢰도를 추락시켰다는 분석이다.
강진군은 경찰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을 사무실에 감금한 뒤 윽박질러 거짓자백을 강요했다며 수사관들의 불법적인 행태를 청와대와 국민권익위원회, 검찰 등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경찰청은 이날 강진군 수사에 대한 해명자료를 통해 “압수수색 등의 수사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이번 수사는 감사원의 수사의뢰에 따른 것이다”며 청탁수사와 외압설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참여자치21 오미덕 사무처장은 “강진군이 경찰에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으나 공적인 수사를 거부하고 공개적으로 수사기관을 비판한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며 “경찰도 비리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하겠지만 표적수사로 비춰지지 않도록 수사관행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05년 황 군수 취임과 함께 출범한 강진군민장학재단은 지금껏 194억4천만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해 교육지원사업 투자비를 제외한 110억여 원을 적립해 두고 있다. <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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