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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슬아슬한 교육 외줄타기 |
2011년01월20일(Thu) |
| 안용호<논설위원,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교육과학기술부 감독, 서울시 교육청 주연의 교육 외줄타기가 아슬아슬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그런데 조연과 관객을 겸한 학부모들은 긴장하는데 시민들은 무상급식 등의 교육 영화가 재미없는지 무표정하다. 때를 맞춰 서울시 교육감이 2011년부터는 절대 평가를 한다고 기자회견을 하였다. 서울시 교육청은 중학교 1, 2학년 연합학력평가를 치루지 않았으며 교장 평가에서 학력 증진 성과를 폐지한 바 있다.
교육 평가 이야기가 나왔으니 좀 더 알고 가자. 학습 평가가 4지 선다형 객관식 시험을 보고, 상대평가로 들어 온 때는 60년대 초다. 행동주의 심리학의 기저를 바탕으로 정상분포곡선에 의한 수, 우, 미, 양, 가 표기를 실행하면서 많은 문제가 노출되었다. 학생이 실력이 있건 없건 비율에 따라 등급을 매기고 평정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서중학생 꼴등이 가를 받는 반면 다른 학교 학생은 그 보다 성적이 더 낮아도 수를 받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이와 같은 모순이 진행되다가 행동주의 심리학이 인지심리학으로 넘어오고 지식의 습득과 생성이 발달관적 입장에서 재정립되면서 절대 기준에 의한 평가가 거론되고 절대 평가가 도입되었다. 절대기준은 학습목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제 학습자의 성적은 학습목표에 비추어 90%이상 성취하면 누구나 ‘수’로 평정하였다. 그러다가 다중지능 이론 등이 나오고 학습자의 학력 상태를 좀 더 세밀히 기술해 주어야 후속 학습에 바람직한 영향을 준다는 학교 학습 평가 방법의 의견에 따라 이미 유럽의 프랑스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특성 기록제를 도입하였다.
특성 기록의 도입에 따라 선생님들은 두 가지 크나큰 문제를 만나게 된다. 통신표를 만들 때 그 여러 과목의 특성을 부모님이 알기 쉽게 다 기록하느냐의 문제와 목표별 절대평가를 할 때 4지 선다형 지필고사로는 학습목표를 정확히 잴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 연구와 고민을 하는 한편 실기 평가도 실시해 보았으나 문제가 많았다. 내용교과와 기능교과의 비율과 방식이 다른 것이었다. 또 목표를 정확히 재기 위해서는 주관식 평가 방법이 동원되어야 했다. 정확성과 채점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었다. 망건 쓰다 장파한다고 평가하다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니 현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교육평가에서 바꾼다고 하면 ‘객관식평가’를 ‘주관식 평가’로 바꾸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될 일이라 생각된다.
이왕 이야기가 나왔으니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의 평가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자. 우리나라 교육은 해방 후 새 교육이 들어오면서부터 교육과정을 자주 개편하며 지속적으로 변화와 발전을 꾀하여 왔다. 양적 팽창이나 문제점도 있었지만 발전해 온 것은 사실이다. 학업성취도 국제비교평가에서 수학은 1, 2위이고 과학은 2, 4위이다. 그런데 의욕이 넘쳐서 장관이 바뀌면 현장의 어려움은 생각하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초등학교 3학년 성취도 평가가 그것이다.
3학년 평가의 도입은 미국의 8년 연구 결과 3학년말의 학력과 대학 학력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은 것을 보고 기초학력 단계가 넘어가는 3학년의 학력을 중시하여 3학년 성취도 평가를 도입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형식적으로 처리하여 버림으로써 본래의 취지와 교육적 성과를 보지 못하고 귀찮아하는 교육활동으로 생각되어 오다가 교원단체나 일부 교원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당시 교육부에서는 깊이 연구를 하여 평가의 당위성과 평가결과의 교육적 성과를 들어 교원들을 설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수와 평가원의 연구사, 교육부 담당자의 의견이 서로 달라서 토론이 이루어지지도 못하고 엉뚱하게도 2학년의 내용을 넣어 성취도평가가 아니라는 말로 두리뭉실 포장하여 평가를 실시하였다. 사실 2학년의 내용은 기초학력이어서 넣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처음 초등학교에 들어와서 기초학력을 익힌 뒤, 3학년 1년 동안 기본학력을 교육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하여 4학년 이후의 교육 방법의 개선 자료로 삼아야 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의 성취도 평가도 마찬가지로 시험 보는 것으로만 끝내는 우를 범하여 왔다. 잘잘못을 따지려는 게 아니다.
최근 우리는 지겨울 정도로 교육개혁을 들어왔다. 들을 때는 그런 것 같은데 결과는 부작용이 많음을 본다. 그릇은 소리가 나면 깨지고 교육은 소리가 나면 망한다. 하물며 정치화, 경제화가 되면 어떻겠는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역군들이라는데 더 문제가 있다. ‘교육 붕괴’라는 말을 사설에서 쓰고, 교권 회복을 부르짖으며 학교가 교육중심이 되는 2011년을 만들자고 난리들이다.
미국과 중국이 우리 문제를 제일 의제로 삼을 정도로 정치적 환경이 안보와 연결되는 시점에서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만이 우리의 살길이다. 이기려면 지라는 노자의 말을 거울삼아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면서 다투지 말고,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기고 교육 외줄타기 영화는 그만 만들자.[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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