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가 밝았다. 토끼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친숙한 동물로서 장생불사와 다복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우리나라 설화나 민담에 등장하는 토끼는 작고 약해 보이지만 꾀가 많아 언제나 재치 있게 위기를 극복한다.
병에 걸린 용왕을 위해 토끼의 간을 가지러 온 자라를 순간의 기지로 따돌린 토끼, 자신을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를 세 번이나 속여 지혜롭게 탈출한 토끼 등 설화와 민담을 통해 토끼의 지혜를 만나볼 수 있다.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호랑이 같은 맹수에 비하면 토끼가 약한 동물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재치와 꾀로 강한 동물에게 지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이용한다. 이로써 약자를 보호하고 이익을 얻는 존재로 등장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 G20 정상회의 의장국 등 경제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다.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한 국가수준에 걸맞게 안전문화도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 후진국형 화재사고를 예방해 사회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국가 품격을 높이고 정부가 지향하는 일류 선진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지름길이다.
안전문화란 안전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개인 또는 조직구성원 각자에게 충만하여 모든 생활에서의 의식 및 관행이 안전으로 체질화된 행동양식, 사고방식 그리고 태도를 뜻한다. 이런 안전문화는 보다 안전한 생활을 하기 위해 우리 삶 속에서 꼭 자리매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는 안전을 저해하는 문화들이 너무도 많이 자리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 속전속결로 끝내버리려고 하는 ‘빨리빨리 문화’, 당장의 어려움이나 불편함 때문에 ‘나 하나쯤이야’ 혹은 ‘이번 한번쯤이야’하며 대충 넘겨버리고 마는 ‘대충 문화’ 그리고 큰일이 발생하면 냄비처럼 쉽게 달아올랐다가 또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 문화’까지 다양하다.
사회 안전에 대한 한 국민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51.4%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있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응답자는 8.2%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안전에 대한 불안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각종 재난사고 때마다 안전대책을 강구하고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여전히 도처에 잠재해 있다.
우리는 그동안 숱한 대형 화재를 겪으면서도 대형화재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안전불감증이 되살아나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되풀이 하고 있다. 당연히 인재(人災)라고 이름 붙여진 사고는 끊임없이 재발할 수밖에 없다. 이젠 정말 이런 후진적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토삼굴(敎兎三窟)이란 말이 있다. 토끼가 굴을 팔 때 세 군데를 판다는 뜻으로 위험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놓는 것을 의미한다. 2011년은 토끼해이다. 토끼의 지혜를 배우고, 토끼의 근면을 배우고, 토끼의 변화를 배워야 할 것이다. 안전문화는 결코 멀리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나무를 가꾸듯 일상의 작은 습관에서 길러지고 높아진다. 토끼의 겸양과 야생에서 살아나는 용기와 그 날램으로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창조적 지혜를 끊임없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