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의 전통적인 민족사관은 일제시대 식민사관의 관점에 대하여 정면으로 도전하면서 과감하게 맞붙어 싸웠던 역사관으로서 박은식 신채호 정인보 등에 의해서 주장되었다. 즉 일제 식민사관과 강력히 투쟁하면서 민족의 자주성을 고취시키고 거족적인 단결을 이룩하기 위해 지난날
한민족의 위대했던 역사를 부각시켜 민족의 저력과 긍지를 강조한 역사관이 바로 일제하의 민족사관이였다.
이러한 민족사관은 일제 식민사관의 정신적 침략에 과감하게 저항함으로서 민족의 자주 독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고취시키는데 적극 기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분단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정립해야 할 민족사관은 무엇일까?
그것은 21세기 태평양 문명시대를 맞이해 우리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참다운 민족사관을 어떤 방향에서 세워나가야 할 것인가. 그러나 북한의 주체사관은 처음부터 계급사관적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다 보니 역사에 등장하는 인간을 계급으로 규정하여 지배계급은 역사의 반동분자로 규정하였고 피지배계급만 역사의 주역이라고 하였다.
결국 역사무대의 인간을 투쟁의 숙명적 대상으로 규정하여 역사상에 나타났던 인간관계를 완전히 투쟁의 대립으로만 규정하여 역사를 투쟁사로만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말하는 주체사관은 민족사의 주체를 도의정신(道義情神)이나 평화정신(平和精神) 예술정신(藝術精神)을 체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선(善)의 민족으로서의 주체가 아니라 대립투쟁혁명 등을 일으키고 지속해야 하는 피지배계급으로서의 인민 대중을 뜻하는 것이다.
김정일 저서 주체사상에 대하여 의하면 주체의 개념은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라는 명제에 근거하는데 모든 인간 가운데 하필이면 피지배계급만 속하는 인민대중만이 역사의 주인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주체사상에서는 인간을 자주성 의식성 창조성을 지닌 인격체라 하는데 자주성은 자유 개성 인격 등이 존중되는 자유세계의 자주성과 같은 뜻의 자주성이 아닌 계급을 위주로 한다는 것이고 창조성도 과학적 발명이나 경제적 발전을 뜻하는 단순한 창조능력 또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단순한 창작능력이 아닌 계급투쟁만을 포함시키는 것이며 의식성도 계급적 이익을 위하여 투쟁하는 계급적 존재로서의 의식성 즉 계급적 의식이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어 우리 민족이 오랫동안 지녀온 전통 인간관(人間觀)은 전혀 다른 남조선 해방의 역사관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주체사상에 대하여 우리가 잘 알고 나가야 할 것이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으로 전통을 계승시켜온 우리 민족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고대원시사회이후 우리 민족사는 인민대중에 의해서가 아니고 전혀 다른 차원에서 부단한 발전을 계속해서 지금까지 민족사를 이어왔다. 이러한 발전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논의 할 수 있으나 우선 먼저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우리 민족사의 발전은 계급투쟁에 의해서가 아니고 지배계층 그 자체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새로운 지배층이 형성되면서 지배층이 점차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국은 왕족과 고대귀족의 상층 신분만이 지배층이 되었으나 신라의 혈연적인 골품제도가 이를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에 들어와서는 문벌귀족이 지배층이 되었는데 그것은 종래의 편협한 진골 체제보다 개방된 것이었으나 역시 문벌이 중시되는 폐쇄성을 가진 점에서 한계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어 고려의 문벌 귀족사회는 무신난에 의하여 붕괴되었고 그 이후 권문세족(權門勢族)이 고려 후기의 지배층이 되었지만 신흥사대부가 대두하여 조선의 양반관료사회를 성립시켰으나 이것은 능력과 자질에 따라 관리가 될 수 있는 보다 건전한 제도가 되고 있었다.
둘째, 우리 민족사관은 부단히 문화적인 향상을 이룩하여 왔다. 샤머니즘을 중심으로 하는 토착적인 원시사상에 외래의 불교사상과 유교사상 그리고 서학사상을 수용하여 사상적인 폭을 넓혀 갔다. 이 시대 우리 민족사의 지상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분단된 조국의 통일이요 번영을 향한 민족사의 세계사적 웅비가 아닐 수 없다. 그 다음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민주평화통일과 웅비 그리고 잃어버린 만주대륙수복의 의지가 담긴 진취적인 통일 지향 민족사관을 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21세기 태평양 문명시대를 새로운 시대정신에 입각하여 우리 민족의 세계사적 전진을 기약하는 민족사관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민족사관은 계급사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자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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