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가 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근로장려세제(EITC)의 혜택이 대부분 중간층 이상 가구에 돌아가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근로장려금을 받은 가구중 소득 하위 30%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은 26%에 그쳤고, 중간층 이상이 74%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근로장려세제는 부부의 연간 근로소득이 1천700만원 미만인 가구에 최대 200만원까지 정부가 장려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2009년부터 시행된 것이다.
근로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저소득층 가구 중 실제 혜택을 받은 가구는 3분의 1도 채 되지 않았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출액과 종업원 소득 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하지 않아 대부분 저소득 근로자들은 아예 지급 대상에서 빠졌다.
이 바람에 근로장려세제는 당초 취지와 달리 빈곤을 줄이는 효과도 없이 해마다 4천억원이 넘는 국민 세금만 축내고 있다.
근로 능력이 없다는 허위 진단으로 2010년에만 409억원의 복지급여가 새나간 것을 비롯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된 복지 예산 누수 사례가 해마다 수백억∼수천억원에 이른다.
적발된 것만 이 정도이니 적발되지 않고 아직도 새나가고 있는 복지 예산의 규모는 그 수십 배에 달한다고 봐야 한다. 복지 예산은 2002년 38조원에서 금년 93조원으로 10년간 2.4배 늘어났다.
그런데도 빈곤층엔 그 온기가 전달되지 않고 있는 것은 복지 파이프 곳곳에서 물이 새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하루 빨리 ‘근로장려세제’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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